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우주탄생 ‘비밀의 문’을 열다

입력 | 2008-03-20 03:03:00




한미일 연구진, 물리학 최대 수수께끼 풀 단서 찾아 ‘네이처’ 발표

우주 탄생의 신비를 풀 새로운 문이 한국 과학자를 포함한 국제 연구진에 의해 열렸다.

국제연구그룹인 ‘벨(Belle)’은 빅뱅 이후 현대 우주를 탄생하게 만든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성’ 문제에 대한 새로운 증거를 찾았다고 과학학술지 ‘네이처’ 20일자에 발표했다.

벨 그룹에는 최영일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를 비롯해 고려대 경상대 경북대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과학자들이 참여했으며 해외에서는 일본 고에너지연구소와 미국 프린스턴대 등 55개 기관이 참여했다.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성 문제는 물리학계 최대 수수께끼 중 하나로 1960년대 제기된 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빅뱅 이후 물질과 반물질이 만들어졌는데 이론상 반물질과 충돌해 모두 소멸해야 할 물질이 어떻게 살아남아 현재의 우주를 만들었느냐는 것이 핵심이다.

최 교수는 “일본에 있는 전자-양전자 충돌가속기를 이용해 B-중간자라는 입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이 입자에서 물질과 반물질의 붕괴 과정이 각각 다른 현상, 즉 비대칭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물리학자들은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성이 확인되면 빅뱅 이후 물질 일부가 반물질과의 충돌에서 살아남아 현재 우주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중간자는 가장 작은 입자인 소립자 2개가 모여 만들어진 것이다.

최 교수는 “예전에는 입자의 성질에 상관없이 비대칭성이 같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 실험 결과 전하를 띤 입자와 중성의 같은 입자에서 비대칭성이 각각 7%와 ―10%로 달라지는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우주의 탄생을 엿볼 수 있는 새로운 단서”라며 “물질과 반물질의 관계를 정확히 밝혀낸다면 빅뱅 이후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만들어진 과정을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