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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특집]현장에서/창구직원 추천펀드에 무조건 든다고요?!

입력 | 2008-03-20 03:03:00


얼마 전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한 증권사 여의도 지점을 방문했다.

미리 생각해 놓은 펀드가 있어 해당 펀드 위주로 수수료, 수익률, 투자 대상의 정보를 얻고 상담을 받으려 했다. 하지만 창구 직원은 같은 유형의 다른 펀드를 끈질기게 추천했다. 증권사와 같은 금융계열사가 최근 새로 내놓은 펀드였다.

그는 “고객님이 고른 펀드보다 이 펀드가 향후 수익률이 좋을 것”이라며 마음을 바꿀 것을 재차 권유했다. “내가 원하는 펀드에 들겠다”고 거듭 말해 봐도 직원은 끝까지 집요하게 다른 펀드 가입을 권했다.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주변에 한 둘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문제점이 지적됐지만 아직도 다수의 금융회사 직원들이 수수료와 보수가 높은 펀드, 같은 금융 계열사가 설정한 펀드를 권하는 일이 많다. 웬만큼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 아니면 집중적인 권유를 뿌리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사나 은행 창구직원의 추천에 떠밀려 원치 않는 펀드에 가입한 뒤 후회하지 않으려면 금융 소비자들도 미리 펀드상품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둘 필요가 있다.

펀드가입 전에 제로인(www.funddoctor.co.kr)이나 한국펀드평가((www.fundzone.co.kr) 같은 펀드평가 사이트에 들어가 장단기 수익률, 투자대상, 운용방법 등을 살펴보는 것은 기본이다.

인터넷에 익숙지 않다면 가입할 때 소비자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당당하게 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펀드 판매사들은 가입자에게 펀드 운용방법, 투자위험에 관한 사항, 운용실적, 운용인력을 포함해 원금손실 위험, 수수료 등에 관한 사항이 적혀 있는 투자설명서를 보여 주고 꼼꼼하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금융회사의 창구직원은 이 과정을 소홀히 한다. 형식적인 설명을 한 뒤 고객에게 “자료와 설명을 제공받았다고 확인해 달라”며 요구하는 사례도 많다.

가뜩이나 펀드 수익률이 떨어져 가슴앓이 하는 사람이 많은 때다. 금융회사 직원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한 뒤 손해를 보면 속이 더 쓰릴 수밖에 없다. 펀드에 가입할 때 깐깐한 투자자가 현명한 투자자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