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을 찾을 때 말고는 은행 갈 일이 없을 정도로 인터넷 뱅킹은 생활의 일부가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 인터넷 뱅킹 이용자는 2006년 3000만 명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말 현재 4200만 명을 돌파했다. 개별 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이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인터넷 뱅킹 개인 고객이 1000만 명을 넘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고 있지만 아직 PC를 이용한 은행업무 처리가 고객들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 가입만 해 놓고 이용하지 않는 고객도 적지 않아 실제 인터넷 뱅킹 이용률은 전체 고객 중 절반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은행들은 보고 있다.
○금리 수수료 우대는 기본
인터넷 뱅킹으로 고객들이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금융상품 가입 때의 금리 우대와 각종 수수료 감면이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에서 인터넷 뱅킹을 통해 같은 은행의 계좌로 돈을 이체하는 것은 무료다. 하지만 은행 창구를 이용하면 최대 1500원의 비싼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해외송금도 창구를 이용하면 5000원에서 최대 2만 원까지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이 또한 인터넷 뱅킹을 통하면 공짜로 보낼 수 있다.
은행들은 또 고객이 인터넷을 통해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각종 금리 혜택을 주고 있다.
신한은행의 ‘탑스 적립예금’을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일반 영업점 창구에서 가입할 때보다 연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챙길 수 있다. 또 온라인 전용펀드인 ‘e-Class’ 상품에 가입할 때도 판매수수료를 40%가량 할인해 준다. 국민은행도 인터넷·모바일 뱅킹 이용고객이 대출을 신청하면 0.1%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할인해 준다.
외화의 환전도 인터넷을 통해 하면 저렴하다. 은행들은 인터넷을 통해 환전을 신청하고 공항 등 일정 장소에서 외화를 찾아가는 고객들에게 소정의 우대 환율을 적용해 주고 있다.
우리은행도 인터넷 뱅킹 이용고객들을 위해 금리와 환율 우대뿐 아니라 뮤지컬 등 공연예매 할인, 부동산 세무정보 제공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은행 인터넷 뱅킹 등록 개인고객 수
각 연도 말 기준. 고객2003년2175만20002004년2309만40002005년2530만30002006년3412만30002007년4239만6000단위: 명
○모바일 뱅킹도 진화
은행들은 인터넷 뱅킹 외에도 휴대전화를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모바일 뱅킹 상품을 앞 다퉈 개발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하나 VM(Virtual Machine) 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에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별도의 칩을 발급받아야 했고 이를 장착할 수 있는 휴대전화기도 드물어 이용에 불편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칩을 받지 않고 인터넷에서 모바일 뱅킹용 프로그램을 내려 받아 간편하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됐다.
역시 지난해 VM 뱅킹 서비스를 시작한 우리은행도 이 은행 간 이체수수료와 데이터 통화료, 프로그램 다운로드 비용 등을 무료로 제공해 월 900원의 수수료만 내면 고객들이 조회이체와 펀드 거래, 공과금 납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하루 평균 이용 건수 (단위: 명) 인터넷 뱅킹모바일 뱅킹2004년899만500014만2005년1112만500028만60002006년1280만200044만60002007년1791만900071만6000자료: 한국은행
각 은행들은 저마다 인터넷·모바일 뱅킹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치열한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4월 30일까지 모바일 뱅킹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1000여 명을 선발해 TV, 노트북PC, 게임기 등 경품을 제공한다. 하나은행도 인터넷·모바일 뱅킹 신규 고객 등 1100여 명을 추첨해 각종 사은품을 주는 ‘전자금융 대고객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