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침체 글로벌 영향 현실화
지난달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유럽 국가의 대미 수출 증가율도 마이너스로 반전되는 추세여서 미국의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이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월 미국에 대한 수출액은 33억4800만 달러(확정치)로 작년 2월(37억400만 달러)보다 9.6% 줄었다. 지난달 한국의 전체 수출이 18.8%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유독 대미 수출이 부진한 것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미국 경기 침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미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2007년 9월(―16.1%)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 부진은 전년 10월에 있던 추석 연휴가 한 달 앞당겨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2월의 품목별 대미 수출 증가율은 △반도체 ―54.1% △자동차 ―22.5% △석유제품 ―61.9% △디스플레이기기 ―77.1%로 한국의 주력품목 대부분이 마이너스를 보였다.
또 지난달 중국의 대미 수출액도 122억 달러로 지난해 2월보다 5.3% 줄어 마이너스로 반전됐다.
지난해 유럽연합(EU)의 연간 대미 수출액 역시 3050억 달러로 2006년보다 3% 감소해 4년 만에 마이너스를 보였다.
김병유 무협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정보기술(IT) 기기들이 4년마다 교체돼 대미 수출 역시 2000, 2004년 등 4년을 주기로 호황을 누려왔지만 올해는 미국 소비 부진 등으로 예외가 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한국에 두 번째로 큰 수출 시장으로 대미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