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농협 주말농장 1810여가구 참여 ‘인기’
올 분양률 68%… 작년보다 10%P 가량 늘어나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채소를 키우며 자연과 인생의 지혜를 배우려 합니다. 난생 처음 빌린 텃밭에서 흙을 만지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기분이 참 상쾌하군요.”
강종철(39·대구 달서구 대곡동), 박한숙(38·여) 씨 부부는 23일 오전 대구 달성군 화원읍 설화리의 분양받은 텃밭에서 비옷을 입고 농기구를 손에 쥔 채 이렇게 말했다.
강 씨는 “올봄에는 텃밭에 틈나는 대로 들러 상추, 고추, 열무 등을 정성들여 키우고 여름에는 고구마와 감자도 심어 아이들과 함께 수확의 기쁨을 맛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주부 김순희(32·대구 수성구 만촌동) 씨는 “초등학생인 아이들이 텃밭을 너무 좋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말농장을 분양받았다”며 “농약을 치지 않은 채소를 길러 먹으면서 피부가 고와지고 건강도 좋아진 것 같아 친구들에게도 권하곤 한다”고 밝혔다.
농협 대구지역본부가 올해 첫 주말농장 개장식을 연 이곳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텃밭을 분양받은 시민 200여 명(70여 가구)이 참석했다.
이들은 간단한 파종법과 농작물 관리요령 등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농협 측이 제공한 상추와 열무, 시금치, 배추 등의 씨앗을 무료로 받았다. 이들은 주말과 휴일에 이곳에 와 농작물을 재배한다.
대구 근교에서 운영되는 주말농장이 시민들로부터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
농협 측에 따르면 현재 올해 분양 대상 주말농장 20개 지역의 9만 m² 가운데 6만2000m²가 1810여 가구에 분양돼 68%의 분양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분양률이 10%포인트가량 늘어난 것이다.
농협 측은 최근 무공해 먹을거리 등 참살이(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텃밭을 분양받는 시민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 측은 다음 달 초까지 미분양된 2만8000m²의 텃밭을 800여 가구에 추가로 분양할 계획이다. 농협이 운영하는 주말농장은 대구 동구 미대동, 둔산동, 달성군 가창면, 하빈면, 옥포면 등에 위치해 비교적 교통이 편리한 편이다.
텃밭은 신청 가구당 33m²(10평)가 4만∼6만 원에 분양되며 올해 11월 말까지 자신이 원하는 작물을 심어 수확할 수 있다.
한편 달성군이 운영하는 주말농장도 이달부터 개장식을 열고 본격 운영된다.
달성군 농업기술센터는 23일 화원읍 명곡리 텃밭농장(3897m²) 개장식을 시작으로 옥포면 본리리(29일), 다사읍 문양리, 가창면 냉천리 농장(30일) 순으로 주말농장의 문을 열 예정이다.
달성군은 영농 경험이 풍부한 지도사를 개장식에 보내 파종 교육과 시연회도 열기로 했다.
달성군 농업기술센터 권기수(54) 상담지도사는 “주말농장에는 기본적인 농기구가 갖춰져 있고 밭도 잘 정비돼 있기 때문에 시민들은 씨 뿌리기와 모종심기, 물주기, 잡초 제거 등만 잘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