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엔터테인먼트계의 전문가 100명은 각 분야별 역대 최고의 콘텐츠로 영화는 ‘태극기 휘날리며’, 가요는 ‘난 알아요’, 드라마는 ‘모래시계’를 선정했다. ‘스포츠동아’는 창간기념으로 영화제작자, 영화배우, 탤런트, 가수, 방송국 CP, 매니지먼트 대표, 프로그램제작자, 평론가 등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의 100명을 대상으로 ‘역대 최고 한국영화’, ‘역대 최고의 가요’, ‘역대 최고의 드라마’를 묻는 설문을 실시했다. 》
●조용필 순위에 4곡 올려 눈길
가요의 경우 100명의 응답자들이 총 25곡을 선택했다. 그 중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가 38명으로 앞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8명이 선택한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이어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아침이슬’이 3명의 선택으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가요에서는 ‘전문가 100인 뽑은 역대 최고의 스타’ 1위를 기록한 조용필의 곡이 4곡이나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가요 1위 ‘난 알아요’는 가수는 물론 영화제작자들에게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곽경택 감독은 “가요 전문가는 아니지만 ‘난 알아요’는 흐름과 시스템을 바꾼 곡이었다”고 평했다.
‘난 알아요’는 단순한 노래를 넘어 새로운 사회문화적 형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조용필의 곡 외에 서태지의 또 다른 곡 ‘하여가’, ‘마지막 콘서트’도 각각 1명의 선택을 받았다. 이 밖에 ‘아리랑’, ‘동백아가씨’. ‘목포의 눈물’도 이름을 올렸다.
●역시 강제규·봉준호·박찬욱
그 결과 영화는 강제규, 봉준호, 박찬욱 등 한국 영화를 스타감독 3명의 작품이 1위부터 6위까지 점령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시작으로 ‘괴물’, ‘살인의 추억’, ‘쉬리’, ‘올드보이’, ‘공동경비구역 JSA'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전체 100명의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57명(1명이 선택한 강제규 ‘은행나무 침대’ 포함)이 세 감독의 영화를 선택했을 정도다.
1위에 오른 ‘태극기 휘날리며’는 총제작비 100억원대의 대형 영화도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설문에 참여한 탤런트 이순재는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는 함께 1000만 관객시대를 열었다는 것으로 많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SBS 예능국 박태호 책임프로듀서, KBS 예능국 김시규 책임프로듀서 등 방송관계자들이 ‘태극기 휘날리며’를 많이 꼽은 점도 눈길을 끈다. 영화 ‘깊고 푸른 밤’은 개봉된 지 24년이 지났지만 2명이 선택했다. 이춘연 씨네2000 대표는 “높은 완성도에 대히트(당시 49만 관객동원)를 거뒀다. 미국 현지 로케이션을 하는 등 의미가 있는 영화다”고 평했다.
●‘대장금’이 2위…‘여명의 눈동자’ 3위
드라마는 ‘모래시계’가 31명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1995년 시청률 50% 를 넘기며 ‘귀가시계’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던 이 드라마는 방송사 CP, 외주제작사 대표들이 앞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2위는 18명이 선택한 '대장금‘, 한국 대형드라마의 시작을 알린 1991년작 ’여명의 눈동자‘가 3위를 기록했다.
한류 붐을 일으킨 ‘겨울연가’는 7명으로 4위를 차지했다. 이어 ‘태왕사신기’(4명), ‘하얀거탑’(3명) 등 최근작이 뒤를 이었다.
김종학 감독은 ‘모래시계’를 비롯해 ‘여명의 눈동자’, ‘태왕사신기’ 등 3편의 드라마를 순위에 올렸다. 드라마는 ‘모래시계’와 함께 ‘대장금’, ‘겨울연가’, ‘올인’, ‘궁’, ‘파리의 여인’ 등 해외에서 인기를 끈 많은 작품이 선정됐다. ‘사랑이 뭐길래’, ‘야망의 세월’, ‘첫사랑’. ‘서울의 달’ 등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도 이름을 올렸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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