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보장 5000만원 이내 ‘분산 저축’을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1일 경기 분당상호저축은행에 이어 24일 전북 현대상호저축은행에도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중소형 저축은행에 돈을 맡긴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증시가 침체를 이어가고 은행권의 ‘특판 예금’도 사라져 투자처로 저축은행을 고려하던 사람들도 망설이는 기색이다. 하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은행보다 1%포인트까지 높은 금리를 즐기면서도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저축은행에 돈을 맡기는 방법이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
○ 무조건 돈 맡겼다 낭패 볼수도
저축은행에 맡긴 돈은 해당 저축은행이 파산하더라도 예금보험공사가 1인당 5000만 원까지 지급을 보장한다. 다만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5000만 원이기 때문에 맡기는 돈은 4500만∼4700만 원 정도가 적당하다.
예금자 보호는 개인별, 저축은행별로 각각 5000만 원까지 가능하다. 2억 원을 맡기더라도 가족 4명의 명의로 분산하거나 한 사람이 저축은행 4곳에 5000만 원씩 맡기면 2억 원을 모두 보장받을 수 있다.
한대호 저축은행중앙회 경영지원부장은 “가족 명의로 분산하더라도 이자를 받는 통장을 하나로 통일하거나, 여러 통장에 있는 돈을 가족 중 특정인 한 명만 받을 수 있도록 지급 제한을 해두면 한 사람의 예금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금자 보호가 된다고 무조건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에 돈을 맡겼다간 예상치 못한 낭패를 볼 수 있다.
경영이 악화된 저축은행이 무리하게 돈을 끌어들이는 것을 막기 위해 저축은행이 파산해 예보가 돈을 돌려줄 때는 약정금리 대신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만큼만 이자를 준다. 또 맡긴 돈을 돌려받으려면 최대 6개월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 중앙회 홈페이지 통해 ‘88클럽’인지 확인
금융 전문가들은 안전하게 돈을 맡기기 위해 해당 저축은행이 ‘88클럽’에 속해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88클럽’은 고정이하 여신비율 8% 이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8% 이상인 저축은행을 말하는데 정부에서 우량 저축은행으로 분류해 각종 혜택을 주는 기준이다. 전국의 저축은행 108곳 중 30여 곳이 88클럽에 포함돼 있다.
자산 규모와 매출액이 일정하게 유지되거나 늘어나고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산, 매출액, 고정이하 여신비율, BIS 비율 등은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www.fsb.or.kr)의 경영공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축은행별 정기예금 금리, 지역별 평균 금리 등도 홈페이지에 나온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5, 6곳의 저축은행은 규모도 크고 경영의 투명성도 어느 정도 확보돼 부실 가능성이 적다”면서 “계열사가 있는 저축은행도 그렇지 않은 저축은행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탄탄한 편이라 상대적으로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