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은 안전용기를 사용하지 않아 어린이 중독사고 위험이 있는 아세톤이 포함된 매니큐어 제거제를 판매중인 업체들에게 자발적 리콜을 권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원이 3월 서울 시내 화장품 매장과 오픈마켓 등에서 무작위로 구입한 매니큐어 제거제 30개 제품 중 비액상형태 1개 제품과 아세톤 성분을 쓰지 않은 2개 제품을 제외한 27개 제품이 안전용기·포장 대상이었으나, 이 중 18개 제품(66.7%)이 안전용기를 사용하지 않아 영·유아 중독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용기·포장 사용대상제품 27개 제품 중 사용상의 주의사항에 '유·소아(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할 것'이라는 문구를 표시하지 않은 제품은 4개였으며 2개 제품은 영문으로만 주의사항이 표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의사항 표시가 없는 제품은 안전용기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안전용기·포장 사용대상제품 27개 제품 중, 7개 제품이 딸기, 오렌지, 메론, 키위향 등 과일향을 사용했으며 과일 그림을 용기에 사용한 제품도 있어 영유아가 식품으로 오인해 중독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도 높았다.
소비자원은 안전용기를 사용하지 않은 매니큐어 제거제에 대해 관련업체에 자발적 리콜을 권고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청도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건의할 예정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3세 미만의 어린이를 자녀로 두고 있는 가정이나 보육원 등에서는 제품 사용을 중지하고 제조처의 소비자상담실 등을 통해 다른 제품으로 교환 또는 환불받아야 하며 매니큐어 제거제를 구입할 때에는 반드시 안전용기·포장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아세톤은 향기가 있는 무색의 액체로 물에 지워지지 않는 물질을 잘 지우는 성질 때문에 매니큐어 제거제의 주성분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눈, 코, 목, 폐를 자극하는 성질이 있고 간과 신장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