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알람. 사진제공 bimbambanana.com
닥터라이트(좌),글로필로(우). 사진제공 태진IND,www.embryo.ie
오코시타로. 사진제공 itmedia.co.jp
이래도 안 깨어나? 잠 깨는 방법도 가지가지
“따르릉~ 따르릉~”
새벽 다섯 시. 직장인 이 모씨(29, 경기 시흥시)의 방에 자명종이 울리고, 동시에 프로펠러가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겨우내 불어난 체중을 빼기 위해 새벽 헬스를 시작한 지 일주일째. 얼마 전 해외구매대행 사이트까지 뒤져가며 ‘알람 헬리콥터’를 장만했다. 그는 자명종 소리에 깨자마자 억지로 몸을 일으켜 방 안을 날아다니는 프로펠러를 쫓아다닌다. 프로펠러를 제자리에 올려놓아야 소리가 멈추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침형 인간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 상품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우선 비몽사몽간에 자명종을 꺼버려 낭패를 본 적이 있다면 주목해볼 만한 상품이다. ‘클라키’라는 제품은 바퀴가 달려있는 알람시계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방 안 여기저기를 도망 다녀 쉽게 소리를 끄지 못하도록 했다. 알람과 동시에 퍼즐조각이 튀어 오르는 제품도 있다. ‘퍼즐알람클록’은 방바닥에 흩어진 조각들을 정확히 끼워 맞춰야 소리가 멈춘다. ‘로비’(Roby)라는 제품은 로봇 몸통에 있는 액정화면의 과녁을 장난감 권총으로 정확히 명중시켜야 자명종이 멈추도록 만들었다.
요란한 소리 대신 진동을 울려 깨우는 제품도 있다. 옆 사람에게 시끄러운 자명종 소리로 피해를 주지 않아도 되고, 소리에 둔한 사람에게도 적합하다. ‘알라밍 링’(Alarming Ring)은 반지 모양으로 집게손가락에 끼우고 있으면 맞춰놓은 시간에 진동이 울린다. ‘진동괘종시계 VALNX’는 납작하고 둥근 모양으로 잡지만한 크기다. 베개나 시트 밑에 두면 소리와 함께 진동을 울린다. 베개 자체가 통째로 진동하는 제품도 있다. ‘구롯쿠피로’(Clock Pillow)는 베개 측면에 시계가 달려있고 기상시간에 베개가 ’드르륵‘ 울린다.
자명종 소리에 억지로 일어난 날, 하루 종일 머리가 무겁고 몸이 찌뿌드드할 때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빛으로 잠을 깨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필립스(Philips)는 동이 트면서 햇빛이 밝아지는 과정을 모방한 ‘웨이크업 라이트’라는 제품을 내놓았다. “빛으로 깨어나는 것이 건강에 좋다”라는 주장이다. 알람소리를 들으며 억지로 잠에서 깨면 생체리듬이 깨지고 몸이 쉽게 피로해진다는 것이다. 국내에는 ‘닥터라이트’라는 제품이 있다. 30cm 높이의 스탠드조명으로 기상시간 45분전부터 약 1초에 한 단계씩 빛이 천천히 밝아진다. ‘글로 필로’(Glo Pillow)라는 제품은 베개 속에 발광다이오드(LED)가 있어 기상시간까지 40분 동안 서서히 강한 빛을 낸다.
소리, 진동, 빛 모두 통하지 않는다면 일본의 ‘오코시타로’는 어떨까? 베개보다 조금 큰 크기의 주머니로 허리 밑에 두고 잠들면 된다. 기상시간이 되면 공기가 30cm 높이로 부풀어 오른 뒤 팽창과 수축을 반복한다. 상체를 들었다 놓았다 괴롭히니 아무리 곰 같은 사람이라도 버틸 재간이 있겠는가.
글|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ㆍsypyo@donga.com|
자료협조: 비드바이 코리아(http://www.bidbu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