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열린 ‘2008 한국바둑리그 선수 지명식’에 참여한 8개 팀 감독들이 올해 우승을 위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재호 정수현 서봉수 최규병 백성호 김영환 장수영 이홍열 감독. 사진 제공 월간바둑
《‘이것이 승부다.’
국내 최대 규모의 ‘2008 한국바둑리그’가 다음 달 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대장정에 들어간다.
지난해 33억 원이었던 예산은 올해 35억 원으로 올랐고 우승 상금도 2억5000만 원에서 2억7000만 원으로 증액됐다.
바둑리그는 총 8개 팀이 팀당 6명의 선수를 보유하고 참가해 전후기 각 7라운드 더블리그를 펼친다.
라운드마다 5판씩 대국을 두며 승수가 많은 팀이 이긴다.
정규 시즌 1∼4위는 포스트 시즌에 진출해 최종 챔피언전을 벌인다.》
▽참가 선수와 팀=랭킹 28위까지의 선수는 바둑리그에 자동 출전한다. 여기에 팀별로 28위 밖의 기사 중 1명을 특별 지명한다. 나머지 12명은 예선을 통해 선발한다.
19∼21일 열린 예선에선 초단들의 돌풍과 노장의 분전이 눈에 띄었다. 새내기 류동완 이춘규 이현호 이원도 강유택 초단 등 1, 2년차 새내기 기사들이 대거 진출했다. 50대인 김동엽 김수장 9단, 30대의 이상훈 6단이 본선에 올랐고 유일한 여성 기사인 조혜연 7단도 리그에 이름을 걸었다. 한편 태광그룹 계열사로 케이블망 사업자인 티브로드는 지난 시즌 꼴찌였던 대방 노블레스 대신 새 얼굴로 등장했다.
▽팀 전력 분석=“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팀 간 실력이 고르다.”
26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 선수 지명식에 참가한 각 팀 감독은 팀 간 우위를 쉽게 점치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그만큼 지난 몇 년간 팀 구성의 노하우가 생겼다는 것.
최규병 9단은 “특출하게 잘하는 선수보다 빈틈이 없는 팀이 단체전과 장기 레이스에 유리하다”며 “과거 명성이나 성적보다 현재 컨디션이 좋거나 유망한 선수를 뽑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영남일보가 이영구 7단, 김지석 4단, 허영호 6단 등 이른바 ‘마귀급’ 기사들의 고른 활약 덕에 시즌 시작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고 리그 및 포스트 시즌 우승을 이룬 것이 좋은 사례라는 것.
이번 지명식에서 가장 기분 좋게 선수를 뽑은 것은 제일화재와 월드메르디앙이라는 평이다.
제일화재는 ‘이세돌-최철한 9단’ 투톱에 허리 역할을 할 홍민표 6단, 최근 신예기전에서 준우승하며 샛별로 떠오르는 김승재 등 탄탄한 진용을 갖췄다.
또 월드메르디앙 역시 원성진 유창혁 9단, 한상훈 2단 등 꾸준히 승률을 내는 기사들과 박승화 박정환 2단 등 발군의 신예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이 밖에 박영훈 목진석 9단을 내세운 신성건설과 김지석 4단, 허영호 윤준상 6단 등을 보유한 영남일보도 포스트 시즌 진출이 유력하다는 평이다.
▽바둑 팬의 흥미를 높이자=지난 시즌엔 한 팀이 3-0 혹은 3-1로 앞서면 남은 대국은 두지 않았으나 이번 시즌에는 결과와 상관없이 다섯 판을 모두 진행한다. 이는 팀이 지더라도 3-0으로 진 것과 3-2로 진 것에 차별을 두기 위한 것. 만약 팀의 승수가 똑같을 경우 개인별 승리가 많은 팀이 최종 순위에서 앞서도록 했다.
바둑리그는 제한시간 10분인 속기전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지나친 속기화로 바둑의 질이 떨어지는 판이 많아졌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는 5판 중 4번째 판을 제한시간 1시간 30분으로 바꿨다. 이 바둑은 속기인 5번째 판과 비슷한 시간대에 끝나도록 해 팀의 승패를 알기 위해 최종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둑리그는 다음 달 10일부터 매주 목∼일 나흘간 오후 7시부터 케이블채널인 바둑TV에서 생중계된다.
한국바둑리그 출전 팀 및 선수 명단팀연고지감독선수전년도 순위신성건설서울양재호박영훈 목진석 고근태 이정우 박정근 윤찬희 2위한게임경기정수현이영구 홍성지 김주호 이현호 온소진 김성룡 5위티브로드이북5도서봉수조한승 안조영 이원도 김승준 이춘규 최명훈 신생팀영남일보대구최규병김지석 윤준상 강유택 조혜연 허영호 김형우 1위Kixx광주백성호이창호 박정상 조훈현 김대희 이성재 송태곤 7위디아채울산김영환백홍석 강동윤 김기용 이상훈(6단) 김동엽 최원용 4위월드메르디앙경북 장수영원성진 한상훈 유창혁 배준희 박승화 박정환 6위제일화재충북이홍열이세돌 최철한 홍민표 류동완 김수장 김승재 3위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