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미소 속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18세 소녀는 어느새 20대 중반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목소리만큼은 여전히 맑았다. 아직도 꿈을 꾸고 있어서일까.
이제는 ‘초롱이’라는 별명이 어색할 것 같은 사격 스타 강초현(26·갤러리아·사진).
그는 요즘 모교인 대전 유성여고에서 훈련에 매달리며 올림픽 출전의 목표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사격 인생을 다 걸었다.
“올해를 끝으로 더는 총을 잡지 않으려고 해요. 내년에는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에요. 그래서인지 이번 올림픽에 꼭 나가고 싶어요.”
강초현은 최근 대한사격연맹이 발표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 선발전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유성여고에 다니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는 태극마크를 다는 데 실패했다.
사격선수로 조금씩 잊혀져 가던 강초현은 2006년 고려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뒤 지난해 경호실장기대회에서 본선을 1위로 통과하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대표 선발전 공기소총은 80∼100명이 출전해 4차례 선발전을 치러 8명을 선발한 뒤 다시 2차례 선발전으로 최종 합격자 2명을 가린다.
치열한 경쟁을 눈앞에 두고 있어도 강초현은 오히려 마음이 편해 보였다. “어렸을 때는 그저 시키는 대로만 했어요. 요즘은 사격의 매력을 더욱 느끼며 즐기고 있어요.”
강초현은 시드니 올림픽 이후 국민 여동생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그래서인지 피겨 요정 김연아를 볼 때마다 남다른 감회에 젖어든다고. “어린 나이에 부담이 많을 텐데 김연아는 참 강해 보여요.”
강초현은 “최선을 다해서 후회하지는 않으려고 해요. 베이징에서 메달이라도 따면 성숙한 이미지를 부각해 주세요”라며 웃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