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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장 ‘알몸 수색’ 어찌하오리까

입력 | 2008-03-28 03:20:00


인권위 “인권 침해… 신체 검사용 옷 입혀야”

경찰 “인권 악용… 은밀한 부분에 물품 숨겨”

국가인권위원회가 27일 유치장에 수감되는 피의자를 알몸으로 신체검사한 것은 인권침해라는 판단을 내리자 일부 경찰과 구치소 관계자들은 “피의자 인권만 중시하는 편향된 생각”이라고 반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목욕탕 업주와 말다툼을 벌이고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된 곽모(24) 씨는 유치장에 입감되는 과정에서 경찰의 알몸수색을 받아 수치심을 느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피의자에게 옷을 입히지 않고 알몸 상태로 신체검사를 한 것은 헌법에 보장된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정밀 신체검사는 신체검사의 목적과 절차를 설명하고 신체검사 옷으로 갈아입힌 뒤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의 한 관계자는 “피의자의 인권만 강조하다 보니 공권력이 위협받고 동료 수감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서울구치소의 한 관계자도 “일부 피의자는 인권 운운하며 정밀 신체검사를 거부하기도 한다”며 “인권 침해 논란으로 신체 곳곳을 자세히 검사하지 않는 것을 악용해 불법으로 물품을 반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중인 송모(47) 씨와 천모(43) 씨는 최근 담배를 항문과 신발 밑창 등에 숨겨 들여오다가 적발돼 불구속 기소됐다. 심지어 송 씨는 불법 반입한 담배를 1갑에 40만 원을 받고 수감자들에게 팔기도 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