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둔 정치권은 28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과거와 달리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번 사태가 총선 판도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여야 모두 자극적인 언행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한나라당은 북측의 행동이 ‘이명박 정부 길들이기 전술’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태가 총선에서 보수 표를 결집시킬 호재라는 측면과 자칫 당의 보수성을 부각시킬 악재라는 측면이 동시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 원론적인 반응만 내놨다.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지난 대선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총선에서도 북한이 개입하려는 의도가 있지는 않은지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개성공단의 남측 요원 추방에 대해서도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남북한이 상생하는, 실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책으로 남북관계를 이끄는 것”이라며 “야당도 옛날의 관행과 타성에 젖어 정치공세를 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대북 문제가 총선 이슈로 등장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다만 개성공단 문제에는 정부를,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북한을 비판하며 탄력적으로 대응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개성공단 요원 추방에 대해 “정부는 구체적 해법 없이 구호만 외치며 불필요한 남북 갈등과 긴장만 고조시키는 행태를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북한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미사일 발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는 북한을 자극하지 말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남도 북도 민족 문제를 놓고 감정 대립을 하거나 실용적으로만 행동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