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을 맞아 수도권에서 ‘타운하우스’ 분양이 줄을 잇고 있다. 타운하우스는 1∼3층짜리 단독주택 수십 채가 모여 정원과 담을 공유하는 주거 형태로 아파트의 편의성과 단독주택의 쾌적함, 사생활 보호기능 등을 갖췄다.
특히 단독형 타운하우스는 공동주택에서 제외돼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지 않고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대출규제도 없어 주택시장의 ‘틈새상품’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고가(高價)인 데다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며 대부분 수도권 외곽에 위치해 교육, 교통여건 등이 좋지 않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 새로운 주거 형태로 자리 잡나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타운하우스는 올해 전국 총 15곳에서 1157채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 중 82.5%(954채)의 분양이 봄철인 4, 5월에 집중됐다.
타운하우스의 분양이 느는 것은 오랜 아파트 생활에 싫증을 느낀 수요층이 생기고 있으며, 건설사로서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동원시스템즈건설은 28일 경기 용인시 보라지구에서 219m²(66평형) 단일형으로 총 36채의 ‘동연재 타운하우스’를 분양했다. 분양가는 3.3m²(1평)당 1500만∼1700만 원대로 발코니를 확장하면 실제 사용면적은 241m²(73평형)에 달한다.
맞춤형 타운하우스도 등장한다. 동문건설이 다음 달 경기 파주시 파주신도시 내에 분양할 ‘윈슬 카운티’는 건물 외형을 제외한 평면과 인테리어, 가구별 정원 조경까지 계약자의 요구대로 만들어 준다.
대형건설업체들도 타운하우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대우건설은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132∼215m²(40∼65평형)의 타운하우스 100채를 5월경 내놓을 예정이다. SK건설도 용인시 동백지구에서 ‘용인동백 아펠바움 2차’ 타운하우스 81채를 4월경 분양한다.
동원시스템즈건설 박건동 사장은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아파트 위주의 국내 주거문화가 선진국형 주거인 타운하우스로 이동하는 추세가 점차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실수요자 중심으로 ‘옥석’ 가려 선택해야
부동산 전문가들은 타운하우스를 고를 때에 ‘옥석 가리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투자자보다는 실수요자가 주로 타운하우스를 선택하는 만큼 직접 들어가 살 때 불편이 없을지 미리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는 것.
타운하우스는 대부분 수도권 외곽에 들어서기 때문에 무엇보다 입지가 중요하다.
2004년 파주시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며 분양된 한 타운하우스는 이후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가 단지에서 2km나 떨어져 있어 걸어서 등하교가 어렵다는 게 문제가 됐다. 또 주변에 학원 등 사교육 시설도 부족해 입주민들의 불만이 컸다.
물론 최근에 분양하는 타운하우스는 대부분 택지개발지구 안에 들어서기 때문에 기본적인 편의시설은 갖추게 된다. 하지만 단지 안의 상가 등 편의시설은 부족할 수 있다. 출퇴근, 등하교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집값이 비싸다 보니 거래가 많지 않아 집을 쉽게 처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1990년대 초 반짝 인기를 누렸지만 이후 집값이 장기간 제자리걸음을 했던 서울 강남권의 고급빌라와 같은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분양대행업체의 한 관계자는 “타운하우스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입주 뒤에 매매시장에 나온 사례가 많지 않다”며 “따라서 분양가보다 집값이 올랐는지 내렸는지 가늠하기 어려워 지금으로서는 투자가치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경기 지역에서 올해 분양하는 타운하우스위치건설사 총공급량(채)공급면적
(m²)분양시기고양시 행신2지구중흥건설102106, 1075월
과천시 문원동LIG건영26235∼4504월성남시 판교신도시금강주택32139하반기 중
용인시 동백지구남양건설482904월SK건설81191∼2904월〃 보라지구화성산업2611124월
〃 흥덕지구롯데건설17499∼5025월〃 죽전지구극동건설115189∼2944월파주시 파주신도시동문건설98222∼2884월
풍성주택721614월현진60156∼19211월
화성시 동탄신도시대우건설100132∼2155월롯데건설34234∼3235월
일신건영28233∼2466월한화건설83230∼2606월분양 시기 등은 건설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음. 자료: 스피드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