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회앞 규탄집회 통합민주당의 손학규 공동대표와 강금실 선거대책위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경부 운하가 밀실 추진되고 있다며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안철민 기자
민주 “밀실서 추진… 국민 깔보는 것”
한나라 “총선용 공세… 정치 술수 중단”
靑 “총선 끝난뒤 최종 결정”
4·9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지난 주말 내내 여야는 ‘한반도 대운하’ 공방으로 뜨거웠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공동대표는 30일 국회에서 ‘대운하 밀실추진 반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60∼70%가 반대하는 대운하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고 깔보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이 독재 정권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손 대표는 “대운하가 떳떳하다면 왜 총선에 (공약으로) 내놓지 않았겠느냐. 이는 총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대운하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선대위원장도 이날 낮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통령은 대운하 포기 선언을 해야 하며 한나라당은 대운하에 대한 입장을 당당히 밝혀야 한다”며 “단군 이래 최악의 공사가 될 대운하를 끝까지 고집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대운하 반대 움직임은 ‘야권 공조전선’ 구축 움직임으로 확대되고 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와 진보신당 심상정 상임 공동대표는 한반도 대운하에 반대하는 ‘제 정당 대표 회담’을 공개 제안했다.
문 대표와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4·9총선은 대운하 강행 세력을 심판하는 선거다. 뜻있는 정당들이 반대 의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시급히 제 정당 대표 회담을 열어 확고한 행동으로 모아내자”고 말했다.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도 이날 경기 화성지역 지원유세에서 “대운하가 이뤄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며 “친박연대는 인간 띠를 만들어 적극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청와대는 한반도 대운하 문제가 총선 이슈로 달아오르는 것을 경계하면서 야권의 공세를 총선용 정략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29, 30일 연속 논평을 통해 “정부와 여당은 총선 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원점에서부터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거듭 밝혔다”며 “수차례에 걸친 설명도 외면한 야당의 반대는 표심을 얻으려는 정치 술수”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공동선대위원장도 “지금 추진한다, 안 한다 결정된 게 하나도 없다”면서 “결정된 것이 없는 것을 갖고 이슈화한다는 것은 고도의 정략적 접근 방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종전의 입장에서 달라진 게 없다”면서 “최종 결정은 총선이 끝난 뒤 적절한 시점에 내려질 것이며 청와대가 (대운하 추진을 위해) 앞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운하반대교수모임 “성향조사 중단을”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전국교수모임’은 30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운하 건설에 반대하는 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1980년대식 학원 사찰을 진행하고 있다”며 “경찰과 국가정보원은 교수들에 대한 성향 조사를 즉각 중단하고, 지시한 주체를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교수모임은 또 “우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서울대 외에도 많은 대학에서 모임에 참여하는 교수들에 대한 경찰과 국정원의 성향 조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