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순발력 발군… 핸들링 안정감은 글쎄…
《르노삼성자동차‘SM7 뉴 아트 RE35’(사진)의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산뜻하지만 뒷부분이 약간 어색해 보였다. 차 문을 열고 좌석에 앉으니 등받이를 뒤로 충분히 젖힌 채 운전대엔 한 손만 걸쳐놓는 거만한 포즈가 자연스레 연출된다.
이 차는 일단 외양으로는‘성공한 사람들’이 쓰기에 손색이 없어 보였다.
지난달 29일 경부고속도로 서울∼수원 나들목 구간에서 가속을 해보니 시속 140km까지는 정숙한 가운데 안정감 있게 속도가 올라갔다. 》
바깥바람을 쐬려고 창문을 열어 심상치 않은 바람소리를 접하고 나서야 과속(過速) 중인 상황이 감지된다. 이것이 차에 새로 장착했다는 흡·차음재의 위력인가.
운전대가 움직이는 대로 차체가 따라오는 핸들링 능력은 좋지만 150km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운전대가 가벼워져 약간 불안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차로 하나를 꽉 채운 트럭이 왼쪽 옆으로 지나간다. 불안해진 마음으로 핸들을 살짝 오른쪽으로 꺾었다 싶었는데 이미 오른쪽 차로를 반 정도 침범한 상태다. 운전대를 돌린 정도에 비해 차가 많이 움직였다.
운전대는 좋게 보면 소프트한 회전이 돋보이지만 너무 가벼운 듯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 고속 주행 중에는 좀 더 무거워지는 편이 안정감을 높일 것 같았다.
3.5L급 엔진의 순발력도 발군이었다. 이 때문에 차로 변경이나 불가피한 끼어들기 순간에는 높은 경쟁력을 과시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잠시 움츠리는 순간 없이 바로 원하는 만큼의 속력을 냈다.
저녁노을이 지고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려던 순간 라디오에선 추억의 가요라면서 ‘사랑과 우정 사이’가 흘러나온다. 볼륨을 키우니 발라드 곡임에도 불구하고 큼지막한 가수 숨소리가 전파돼 오고, “이 노래가 이렇게 슬픈 곡이었나” 하는 생각마저 스쳐 간다. 미국제 ‘보스’ 스피커의 음향시스템 덕분인 듯하다. 발광다이오드(LED) 방향지시등은 중후함을 더해 준다. ‘아트’라는 이름을 그냥 장식처럼 붙이진 않은 것 같다.
잠시 창문을 열고 달려도 아스팔트와 매연 냄새, 부담스러운 가솔린 냄새가 별로 와 닿지 않았는데, 역시나 차에는 고성능 공기청정기가 장착돼 있다. 시승한 차의 판매 가격은 4100만 원이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