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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君子不鏡於水, 而鏡於人

입력 | 2008-04-04 03:00:00


君子(군자)는 일반적으로 재능과 도덕이 출중한 사람을 가리킨다. 또 대나무의 별칭도 된다. 추위에 잘 견디며 속이 비고 마디가 곧은 대나무로, 고난을 잘 견디고 마음을 비우며 절개가 곧은 군자를 비유한 것이다.

鏡(경)은 거울이다. 동사로는 거울삼다의 뜻과 비추다 또는 밝게 살피다의 뜻을 포함한다. 於(어)는 장소를 나타내는 전치사로 쓰였다. 人(인)은 타인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부부가 헤어지며 거울을 깨 반쪽씩 나누어 징표로 삼아 지녔다가 후에 다시 만났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破鏡(파경)은 부부가 헤어짐을 의미한다. 合鏡(합경)이나 完鏡(완경)은 자연히 헤어졌던 부부의 재결합을 의미한다. 또 鏡鸞(경란)은 거울 속의 난새로 이별의 슬픔을 지닌 부부를 의미한다. 南朝(남조)의 宋(송) 范泰(범태)의 ‘鸞鳥(난조)’시 서문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한 왕이 난새 한 마리를 잡아와 아끼면서 그 울음소리를 듣고자 했다. 그러나 금으로 된 새장과 좋은 먹이에도 슬피 쳐다만 볼 뿐이었다. 그렇게 3년이 지나자 아내가 일렀다. “그 새는 짝이 있어야 운답니다. 거울을 걸어 비춰주시지요.” 왕이 그 말을 따라 거울을 걸어주자 그 새는 거울 속의 모습을 보고는 하늘을 찌를 듯 한바탕 슬피 울고는 숨을 거두었다.

누구나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하며 거울을 본다. 거울이 없으면 물에라도 비춰본다. 그렇게 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만 그런 거울은 겉모습만을 보여줄 뿐이다. 그래서 군자는 남이라는 또 다른 거울을 잘 본다. 남의 행위를 통해 자신의 참된 수양의 모습을 잘 비춰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면을 비춰 알려주는 거울을 보지 못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墨子(묵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