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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市場원리 바로 가르쳐야 선진국 될 수 있다

입력 | 2008-04-05 02:55:00


‘우리 시대의 경제학(Economics in our times)’이라는 책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고교생용 경제 교과서다. 딱딱한 경제 용어나 개념을 생활 주변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해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어낸다. 임금이 결정되는 원리를 설명할 때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고액 연봉을 예로 들어 풀어가는 식이다. 메이저리그 스타는 탁월한 야구 실력으로 관중에게 재미를 제공하고 구단이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도록 돕기 때문에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치판단을 강요하지 않고 시장경제 원리를 이해하기 쉽게 가르치는 실용성이 강점이다.

청소년은 자신이 경제주체로 활동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성장기에 제대로 된 경제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다음 세대가 경제교육을 통해 시장원리를 체득하고 올바른 경제관(觀)과 기업관을 정립하는 것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채택한 덕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를 이룩했음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경제교육 수준이 뒤떨어져 있다. 경제교육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 아니라 교과서는 반(反)시장주의를 부추기는 왜곡된 내용투성이다. 대한상의가 경제, 사회, 국사, 근현대사 등 4개 과목 교과서 60종을 분석한 결과 학생에게 잘못된 경제관을 심어주거나 한국 경제성장 과정을 폄훼하는 내용이 337곳이나 발견됐다. 대한상의가 2003년부터 좌(左)편향 내용의 시정을 촉구했는데도 아직까지 고쳐지지 않은 것은 정권의 색깔과 교육당국의 무책임이 결합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하반기에 발간할 ‘차세대 중학교 경제’ 교과서가 작년에 펴낸 고교 경제 교과서와 함께 청소년 경제교육을 바로 세우는 데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전경련이 군(軍) 장병을 대상으로 시장경제 교육에 나선 것도 의미 있는 노력이다. 군 복무 기간은 장병들이 본격적인 사회 진출에 앞서 청소년기의 경제교육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경제주역들에게 시장경제 원리를 가르치지 않고도 선진국이 된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