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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의원, 교감과 고성 실랑이

입력 | 2008-04-05 02:55:00


초등교 행사 제지당하자 “의원에게 이럴수 있나”

일부 언론 “교감에 소리 지르며 폭언”

교총 “金교감 조사결과 마찰은 사실”

金교감 “마찰 있었지만 폭언은 안해”

현역 국회의원(서울 마포을)으로 18대 총선 통합민주당 후보인 정청래(사진) 의원이 지역 내 초등학교 학부모 행사장에 들어가려다 이를 제지하는 교감에게 고성을 지르며 실랑이를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서교초등학교 등에 따르면 정 의원은 2일 오전 10시 반경 서울 마포구 마포평생교육관에서 열린 녹색어머니 출범식 행사장에 들어가려다 이를 막는 서교초등학교 김모(45) 교감에게 “현역의원에게 이럴 수 있느냐”며 소리를 질렀다.

이와 관련해 문화일보는 이날 ‘정 의원이 교감에게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김 교감을 조사한 결과 정 의원이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행사장에 들어가려던 것을 김 교감이 꼬장꼬장한 태도로 막았고, 이에 대해 정 의원과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교감은 이날 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의원이 돌아서면서 나에게 불평을 하긴 했지만 폭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교감은 “그때 상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마찰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며 “그날 정 의원은 비단 이번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 외에도 평소 학교 행사에 현역의원인 자기를 잘 초청하지 않는다는 불평이 더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감은 또 “정 의원이 오기 전에 한나라당과 친박연대에서도 왔었다. 나는 양측 모두 제지했고 양측은 아무 사고 없이 돌아갔다”며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 의원도 제지했던 것인데 정 의원하고만 이런 일이 발생해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 교감은 “녹색어머니회 행사는 정치적인 사업이 아니고,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띠를 두른 사람들이 이 행사장에 들어와 행사 취지를 흐리는 것을 납득할 수 없어 제지했다”며 “정 의원이 4일 오전 학교로 전화를 해서 나에게 ‘초면인데 당시 의사소통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것 같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교감은 이날 오후 서부교육청에 제출한 언론보도에 관한 해명서에서 “정 의원이 ‘내가 이 지역 현직 국회의원인데 이럴 수 있나. 당신(교감)과 교장을 자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문화일보가 보도했지만 (당시 나는)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교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청래 후보가 이번 일에 대해 진상을 스스로 밝히고 해당 교감, 학교 및 학부모 등에 공식 사과를 할 것과 재발 방지 약속을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본보는 정 의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정 의원과 정 의원의 보좌관 등에게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