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배문고가 비인기 종목 마라톤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 침체한 한국 남자 마라톤에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배문고는 지난달 29일 열린 코오롱 구간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1966년 육상부를 창단해 단체 100여 회, 개인 600여 회 정상에 오른 마라톤의 명문.
동아일보 주최 전국구간마라톤대회에서도 1회부터 4연패했고 20일 열리는 제7회 대회에서 3년 만에 정상 복귀를 노리고 있다. 고교 최강 ‘3인방’ 고준석 박명현(이상 3학년) 강순(2학년)이 배문고의 대표주자.
배문고가 이렇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데는 설립자 고 조서희 이사장의 특별한 관심이 큰 역할을 했다. 배문고는 재단과 동문회가 힘을 합쳐 매년 마라톤에만 4억여 원을 투자한다. 이는 웬만한 실업팀보다도 많은 액수.
배문고는 마라톤 저변이 줄어들자 선수 확보를 위해 2000년부터 배문중에 집중 투자를 해 선수를 수급했다. 올 코오롱 중등부 15km 구간대회에서 배문중이 2연패를 한 배경이다.
‘마라톤의 대부’ 황규훈 대한육상경기연맹 전무이사(건국대 감독)와 오인환 삼성전자육상단 감독, 이원성 한국중고육상연맹 회장, 정만화 상지여고 감독 등 한국 마라톤계 거물들이 배문고 출신. 엄효석(삼성전자) 장신권(대우자판) 김영춘(서울시청) 서행준(건국대) 등 차세대 스타들도 배문고를 졸업했다. 한편 배문고와 같은 재단인 서문여고도 육상부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전국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