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6000m급 미답봉 2곳 등정’ 산악인 박영석 씨 16일 원정길
《“모험과 도전은 내 삶의 일부”라고 말하는 세계적인 산악인이자 탐험가 박영석(45·골드윈코리아 이사) 씨. 그가 다시 등산화 끈을 질끈 맨다. 박 씨가 올해 첫 도전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직 아무도 정상을 밟은 적이 없는 중국의 6000m급 미답봉 2개. 원래 올해 초 시도하려고 했던 베링해협 도보 횡단 재도전이 러시아 정부의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내년으로 미뤄지자 박 씨는 곧바로 시선을 중국으로 돌려 미답봉을 물색했다. 찾아낸 곳이 바로 중국 쓰촨 성의 미답봉인 랑거만인(6294m), 다둬만인(6380m).》
두 봉우리는 쓰촨등반협회가 인정하는 미답봉으로 중국 당국은 박 씨가 두 봉우리를 오를 경우 그가 봉우리의 이름을 새로 지을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 봉우리들은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평균 해발 4900m인 티베트와 쓰촨 성의 경계에 있다. 박 씨가 이끄는 원정대는 16일 쓰촨 성의 성도인 청두로 간 뒤 그곳에서 차량과 도보, 말을 이용해 이동하고 해발 3800m쯤에 베이스캠프를 차릴 계획이다. 그곳을 근거지로 차례로 두 봉우리를 오르게 된다. 대원은 대장 박 씨를 포함해 모두 8명.
6000m급 봉우리이기는 하지만 등정은 결코 쉽지 않다. 등정 루트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서다. 박 대장이 입수한 것은 두 봉우리를 찍은 사진 몇 장인데 이 사진들을 보면서 등정 루트를 계획하고 다시 현장에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장에서 루트 수정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봉우리는 단단한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고 봉우리 위쪽은 얼음으로 덮여 있어 암벽타기, 빙벽 오르기 등 고산을 오르는 모든 기술을 총동원해야 한다.
대원들은 2월 초 한라산에서 설산 등반 훈련을 했고 지난달 말에는 북한산에서 인수봉을 오르며 암벽 훈련을 했다.
박 대장은 “해발 5000m가 넘는 곳은 그곳이 어디든 신의 영역이다. 묵묵히 최선을 다한 뒤 신의 뜻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번 원정은 굉장히 재밌을 것”이라며 원정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