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에서 몸을 던져 새끼들을 지킨 어미 개 ‘폴’의 모습. 사진 제공 광주동부소방서
털 검게 그을려… 모두 무사
불길 속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새끼를 품에 감싸 지킨 어미 개의 사연이 화제다.
6일 광주 동부소방서에 따르면 5일 오후 9시 13분경 광주 북구 중흥동 최모(62) 씨의 단독주택 지하 보일러실에서 불이 났다.
구조대는 집 밖으로 대피한 집주인에게서 “지하실 안에 어미 개와 태어난 지 한 달째인 강아지 6마리가 남아 있으니 꼭 살려 달라”는 말을 들었다.
구조대는 지하 화재 현장에 내려가 10여 분 만에 불을 끈 뒤 어미 개 한 마리가 새끼들과 함께 웅크린 모습을 발견했다. 품안에 있던 강아지들은 아무 상처도 입지 않았다. 위험을 직감한 어미 개가 새끼들을 품에 안아 화기를 막은 것으로 소방대원들은 보고 있다.
어미 개 역시 몸 전체의 털이 불길에 검게 그을었으나 무사했다. 주인 최 씨는 “어미 개 ‘폴’은 5년생 포인터종으로 평소 사냥에 데리고 나갈 만큼 영특했다. 침착하고도 희생적인 몸짓으로 새끼들을 구해 자랑스럽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