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아이가 어느 날 웃음을 띠고 집에 들어왔다. 학교 앞 문구점에서 100원짜리 뽑기에 당첨돼 애완용 토끼를 얻었다며 좋아했다. 문구점에는 병아리, 햄스터, 오리새끼까지 있다고 했다.
아이는 토끼가 신기한지 연신 만지더니 상자를 구해 신문을 깔아주고 인터넷으로 토끼 기르는 법까지 찾아보았다. 아이는 그러고는 바로 친구생일파티에 갔다. 그 사이 토끼의 움직임이 이상했다. 자꾸만 옆으로 넘어지고, 눈도 초점이 없었다.
아이는 궁금했는지 친구집에서 전화를 했다. 망설이다가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잠시 후 뛰어온 아이는 그렁그렁한 눈으로 토끼 곁을 지켰다. 하지만 토끼는 불과 6시간도 안 돼 죽었다.
아이는 왜 어른들은 병든 토끼를 파느냐고 내게 따졌다. 아무리 돈이 된다지만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생명체를 어떻게 뽑기로 파는 것인지…. 어른들의 욕심이 부끄럽다.
김혜경 agne949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