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모두 열심히 공부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대구가톨릭대 식품가공학과 3학년 조성경(21·여·사진) 씨는 8일 “밖으로 알릴 일이 아닌데…”라며 수줍어했다.
조 씨는 최근 ‘중대 결심’을 했다. 그동안 세 번 연속으로 받은 장학금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내놓기로 한 것이다.
그가 지난해 1학기부터 이번 학기까지 받아 모아둔 성적우수 장학금은 모두 350만 원. 그는 최근 대학 학생처에 전화를 걸어 “장학금을 돌려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는 뜻을 전달했다.
이 대학에는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돌려줄 경우 ‘명예장학생’이 되는 제도가 있지만 이를 활용하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 명예장학생이 되면 도서관 대출이나 교내 교육프로그램 참가에 약간의 혜택이 있다.
그는 “1학년 2학기 때 받은 장학금은 개인적으로 썼지만 지난해부터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을 돌아보게 됐다”며 “적은 돈이지만 누군가 이 돈으로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부모님도 흔쾌히 딸의 생각에 동의했다. 대학 측은 조 씨의 장학금을 식품가공학과에 주고 활용하도록 했다.
조 씨는 “졸업할 때까지 계속 장학금을 받아 이를 돌려주고 싶다”며 “이런 생각을 하니 공부도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