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뇌신경세포가 파괴되는 원리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고재영(사진)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아연’과 ‘하이드록시노네날’이 뇌신경세포 내 ‘라이소좀’이라는 조직 속에 쌓여 있다가 라이소좀을 터뜨리면서 뇌신경도 함께 파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라이소좀은 세포 내 쓰레기 처리장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내부에 단백질 분해 효소가 들어 있다.
아연 등은 정상적일 때 세포의 활동을 돕지만, 특정 이유로 손상이 되면 라이소좀에 쌓이는 이상반응을 보이면서 라이소좀을 파괴한다. 파괴된 라이소좀에서는 단백질 분해 효소가 나와 뇌신경세포가 죽게 된다.
고 교수는 “아연이 세포를 죽이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으나, 라이소좀에 쌓여 있다가 라이소좀을 파괴하면서 뇌신경세포도 죽인다는 사실은 처음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이번 연구가 뇌허혈이나 간질 등 뇌신경세포의 죽음 때문에 일어나는 질병을 치료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신경과학학술지인 ‘뇌신경과학지(Journal of Neuroscience)’ 3월호에 게재됐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