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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경기 시작시간, TV카메라 앞에선 고무줄 ?

입력 | 2008-04-11 02:59:00


프로농구의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챔피언 결정전이 다음 주 시작된다.

하지만 우승컵의 주인공을 가리는 중요한 일전을 현장에서 보려는 직장인이라면 휴가라도 내야 할 판이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최근 챔피언전 시간을 확정했는데 공중파 방송 중계 유치를 위해 평소 오후 7시에 시작하던 일정을 2시간 가까이 앞당겼다. SBS가 중계하는 21일 3차전과 23일 4차전은 오후 5시 15분에 시작되며, MBC는 25일 5차전을 오후 5시 50분부터 중계한다.

해가 훤하게 떠 있는 평일 오후에 한가하게 체육관을 찾는 팬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TV로 지켜보기에도 이른 시간이다.

경기시간도 매번 다르다. 17일 1차전은 오후 6시 22분에 점프볼하며 7차전은 오후 6시 20분으로 잡혔다. 팬들은 혼란스럽고 선수들은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을 수 있다. 해당 구단에서는 객석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에 빠졌으며 KBL이 관중 동원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불만까지 제기하고 있다.

프로배구 역시 같은 이유로 10일 챔피언전을 오후 7시에서 오후 1시 30분으로 앞당겨 원성을 샀다.

KBL의 관계자는 “공중파 방송 중계를 안 하면 농구의 위상이 떨어진 것으로 보일 수 있으며 스폰서 계약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공중파 TV로 중계된 9일 동부-KT&G 4강전의 시청률은 2.9%에 불과했다. 그저 공중파 중계 횟수만 채우려는 의도로 보이는 경기시간 변경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