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업계에서는 ‘부동(不動)이 최대의 적이다’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지리적인 위치가 변하지 않는 ‘비(非)이동성’이 부동산의 고유한 특성 중 하나이긴 하지만 부동산을 오랫동안 방치해 두는 것은 바람직한 투자법이 아니란 점을 강조하기 위한 말입니다.
부동산 투자도 흐름을 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값이 오를 때 처분한 뒤 더 유망한 부동산에 재투자하는 등 꾸준히 자산 증식을 도모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부동산을 매입한 뒤 그냥 묵히는 것은 가장 비효율적인 투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서울 강북권의 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가격이 강세인 요즘 같은 시기야말로 갈아타기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서울의 아파트 시세 동향을 보면 소형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반면 중대형은 보합 또는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소형 아파트와 중대형 아파트 간 가격 차가 좁혀졌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현재 노원구 중계동 주공5단지 79m² 시세는 3억 원 정도로 1년 전(2억1000만 원)보다 9000만 원 올랐지만 같은 단지의 102m²는 4억5000만 원으로 1년 전(4억3000만 원)보다 2000만 원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79m²에서 102m²로 갈아타는 데 1년 전에는 2억2000만 원이 필요했다면 현재는 1억5000만 원밖에 들지 않는 셈이지요.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갈아타기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도 강동구에서는 거래가 늘어난 재건축 단지가 있는데요,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은 갈아타기 수요 때문입니다. 큰 집과 작은 집 사이의 좁혀진 가격 차를 적극 활용한 것이지요.
적은 비용을 들여 가치가 높은 부동산으로 점프하는 것은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본적인 부동산 투자 방식 중 하나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큰 집으로 옮기고 싶어 하는 분들이나 작은 집에 살면서 집값이 잘 오르지 않는다고 고민했던 분들이라면 지금 갈아타기에 나서도 좋을 듯합니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