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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물리선생님, 아프리카서 과학을 보다

입력 | 2008-04-12 02:50:00

나미비아의 나미브 사막에 있는 ‘데드 플라이’. 한때 호수였던 이곳은 물이 증발한 뒤 햇볕에 말라버린 앙상한 고목만 남아 있다. 저자는 이 데드 플라이를 “죽기 전에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았다. 사진 제공 효형출판


◇ 사파리 사이언스/조수영 지음/328쪽·1만3000원·효형출판

사파리라고 하면 흔히 아프리카 초원을 누비는 여행을 떠올린다. 거기에 사이언스(과학)가 덧붙여졌다. 여행과 과학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제목부터 우선 눈길을 끈다.

첫 장을 넘겨 저자 소개를 보면 궁금증은 곧바로 해소된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저자는 12년 동안 중학생들을 가르쳐 온 과학 교사다. 또 그는 배낭여행 마니아다. 지난 10여 년 동안 20번이나 배낭을 싸고 유럽 아메리카 지중해 실크로드 등을 여행했다.

과학, 여행 전문가다운 내공을 책의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프리카 여행의 출발지는 해발 1820m에 있는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100달러를 요구하는 호텔 호객꾼들과 흥정 끝에 30달러로 합의하고, 잡상인들로 가득한 저잣거리를 거리낌 없이 활보하는 저자는 분명 여행의 베테랑이다.

그러다 갑자기 ‘케냐의 육상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과학 이야기로 넘어간다. 고도가 높아 산소량이 적은 곳에 오래 살다 보면 허파의 능력이 향상되고 헤모글로빈의 증가로 산소 운반 능력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케냐 탄자니아 잠비아 짐바브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거쳐 나미비아에 이르는 여행기는 계속해서 이런 식이다. 킬리만자로의 구석구석을 살핀 뒤 ‘적도에 만년설이 존재하는 이유’를 따지고, 세렝게티 초원을 살펴보면서 ‘기린의 목은 처음부터 길었을까’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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