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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예술]“나는 학문도둑… 전공도, 경쟁도 타고 넘었지”

입력 | 2008-04-12 02:50:00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 사진 제공 생각의나무


◇ 공부도둑/장회익 지음/416쪽·1만2000원·생각의나무

“올해로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 첫 호흡을 시작한 지 정확히 70년이 된다.… 나는 나 자신을 공부꾼이라고도 했고 때로는 앎을 훔쳐내는 학문도둑이라고도 했다. 그저 앎을 즐기고 앎과 함께 뛰노는 것이 좋았다.”

공부는 어렵다. 왕도가 없다지만 지름길도 없다. ‘공부가 가장 쉬웠다’는 대답이 불쾌한 이유. 해도 해도 끝이 없으니까. 도착점이 안 보인다.

그러나 평생 ‘공부쟁이’라 자평하는 저자는 좀 다르게 본다.

어떤 목표나 당위가 필요치 않다. 끝이 없어야 배우는 기쁨, 깨닫는 즐거움도 계속된다. 그 보물창고로 향하는 과정, 그 길이 행복하다.

서울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 땅이나 일구라는 할아버지의 반대로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했다.

하지만 공부가 학교 담장 안에 머물지 않음을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알았다. 스스로 찾아 나서면 공부거리는 어디에나 존재했다. 저자는 그걸 “타고난 야생기질”이라고 불렀다.

“스승의 스승인 아인슈타인과 스승인 캘러웨이 교수로부터 나에게까지 보이지 않는 독특한 학문적 성향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첫째는 교육에서 거의 완전한 자유를 허용한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우리에 넣어 기르는 게 아니라 야생으로 내놓고 키운 것이라 할 수 있다.…또 하나의 특징은 이른바 ‘전문분야’라는 것을 스스로 설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언제나 새 분야에 관심을 돌릴 수 있고, 또 관심이 쏠리기만 하면 얼마든지 넘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