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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트레킹]바위의 파노라마… 용봉산

입력 | 2008-04-12 02:50:00

충청도의 명산으로 꼽히는 용봉산은 정상이 381m로 높지 않지만 산세가 거칠고 옹골차다. 능선에서 보이는 각양각색의 바위에서 힘이 느껴진다. 용봉산이라는 이름은 용의 몸에 봉황의 머리를 얹은 듯한 형상에서 유래됐다. 사진 제공 에이글


용이 웅크린듯… 봉황이 날개 편듯… 기암괴석이 빚은 ‘남한의 금강산’

계절의 변화는 산에서 더욱 확연하다. 대도시의 빌딩 숲 사이에서 계절이 바뀌는 줄도 몰랐더니 산 초입에서 활짝 핀 개나리와 진달래가 봄을 알리는 상징처럼 등산객들을 맞는다.

지난 주말 충남 홍성군 홍북면과 예산군 덕산면, 삽교읍에 걸쳐 있는 용봉산(381m)을 찾았다.


▲ 영상취재 : 임광희 동아닷컴 인턴기자

출발점으로 삼은 용봉초교 앞 주차장에서 등산로 초입은 시골 주택가여서 정겹다. 완만한 콘크리트 포장길로 10분 정도 올라가면 용도사 미륵불이다. 용봉산이 처음이라면 여기까지 오면서 ‘산이 낮아 역시 쉽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곳부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까지는 꽤 가파르다. 얇은 잠바를 걸쳤는데도 땀이 많이 나 잠바를 벗고 반팔 티셔츠로 갈아입었다. 계절은 봄을 지나 여름으로 향하고 있다.

미륵불에서 30분 정도 가면 능선이다. 능선에 오르자 산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시야가 트이자 용봉산이 바위산임을 비로소 알겠다. 산 이름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용의 몸집에 봉황의 머리를 얹은 듯한 형상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과연 바위 봉우리들의 모양은 기기묘묘하다. 그래서 작은 금강산이라는 말도 듣는다고 한다.

능선만 가면 정상까지는 금방이다. 큰 바위에 높이와 이름을 새겨 정상임을 표시해 놓았다. 예산의 덕숭산(495m), 서산의 가야산(678m), 예당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동북쪽 방향으로 정자도 하나 보이는데 최영 장군 활터라 한다. 시야가 맑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이날은 주변에 낀 수증기 때문에 흐릿했다.

능선 길로 노적봉, 악귀봉을 차례로 지난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뒤섞여 재미있다. 악귀봉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가팔라 적당한 긴장감이 있다. 위험하다 싶은 길엔 나무 계단과 난간이 설치돼 초보 등산객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내려오는 길에 마애불상이 있는 용봉사에 들러 목을 축이고 조금 더 내려오면 주차장이다. 정상 바로 밑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으며 40분가량 쉰 시간을 빼면 산행 시간은 느린 걸음으로 2시간 30분 남짓. 부담 없는 산행이다.

아쉬움이 남는다면 악귀봉에서 내려오지 않고 능선을 따라 더 가는 종주 코스를 택하면 된다. 이 길은 4시간 정도 잡으면 될 듯하다.

홍성=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