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력-승차감 “우와∼” 조명-인테리어? “글쎄요”
‘제네시스 BH330 프라임 팩’(사진)은 고가(高價)의 부가장치가 거의 탑재돼 있지 않은 3.3L급(262마력)이었다. 스마트 (액티브)크루즈 컨트롤, 전자제어 에어서스펜션 같은 최첨단 편의장치나 운전자의 계기 조작을 단순화한 통합 정보 시스템 등은 구경할 수 없었다.
하지만 ‘노 옵션 차’라는 선입견만 없다면 제네시스 특유의 안정된 승차감을 즐기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듯했다. 특히 시속 150km까지는 떨림 현상은 물론이고 엔진 소음도 거의 감지되지 않을 정도였다. 3.8L(290마력)과 비교했을 때도 가속 시의 순발력이나 탄성, 오르막 주행에서는 그다지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에어서스펜션은 없지만 코너를 돌 때 차체가 크게 휘청거리지 않고 자세를 잘 잡아줬다.
다만 시속 170km를 넘어서면서부터는 3.8L에 비해서 핸들이 좀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거나, 노면에 따라 엉덩이가 약간 더 통통거린다는 생각은 들 수 있을 것 같다.
롤스로이스에 장착돼 유명해졌다는 하만베커사(社)의 렉시콘(Lexicon) 사운드 시스템도 돋보인다. 클래식 CD를 들으면 음향이 구현되는 입체감과 박력의 수준이 초보자도 구분이 가능할 정도로 고감도(高感度)다.
인테리어와 조명에 대한 판단은 글쎄, 약간 유보적이다. 첫인상은 화사하고 좋았으나, 2박 3일 뒤 차를 반납하는 날 다시 들여다보니 이미 약간은 질려버린 듯한 느낌이다. 운전석 사이드스커트에 새겨진 큼직한 ‘GENESIS’ 문양, 또 계기판의 각 조작버튼에서 한 줄기씩 비쳐 나오는 푸른색 조명은 은은하다고 하기엔 너무 선명했다. 계속 시선을 고정하다 보면 약간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운전석 문 안쪽에서부터 조수석 문 안쪽까지는 마치 병풍처럼 가죽 트림을 덧대어 놓았는데, 이 역시 유럽 명차를 벤치마킹한 듯한 고상함과 함께 어딘지 모르게 불균형, 비대칭적인 듯한 인상도 주었다.
가격은 4920만 원인데, 별로 쓸 일이 없어 보이는 ‘트렁크 자동 여닫힘 기능’ 등까지 장착해 6740만 원인 3.8L 풀옵션 모델에 비하면 오히려 ‘알짜 사양’만 추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