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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제 등 슈퍼판매 허용 검토… 긴장하는 제약업계

입력 | 2008-04-15 02:58:00


판도 변화 태풍? 찻잔 속의 태풍?

정부가 소화제, 진통제 등 일부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 허용’을 검토하면서 제약업계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약업계의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약품 유통의 주도권을 약국이 쥐고 있는 한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연내 일반의약품 중 안전성이 확보된 일부 품목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각계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의약품 중 일부를 소비자가 약국이 아닌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일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을 갖고 있거나 자체 유통망을 갖춘 제약사, 유통업체 등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부 제약사는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춘 대형 유통업체들과 접촉해 시장 선점을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일반 약의 슈퍼마켓 판매가 허용되면 브랜드 파워가 있는 제품을 보유한 제약사를 중심으로 큰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브랜드 파워가 약한 일부 중소 제약회사는 유통업체에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당장 그동안 약품 유통의 주도권을 행사해 온 약사들은 비상대책 기구까지 꾸려가며 일반 약의 약국 외 판매에 따른 부작용 우려를 부각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일반 의약품을 약국 외의 곳에서 판매할 경우 약물 오남용을 초래하고 약화(藥禍) 사고 시 책임 소재가 분명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반 약의 약국 외 판매 허용이 제약 업계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는 국내 제약사들의 전체 매출 가운데 일반 약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일반 약 비중이 전체 매출의 20%를 넘는 곳은 동아제약, 광동제약, 일동제약 정도. 나머지 제약사들은 10%대를 넘지 않는다. 70∼80% 이상의 약품 유통이 약사들에 의해 좌우된다는 의미다.

한 대형 제약회사 관계자는 “일부 품목의 슈퍼마켓 판매가 허용되면 다소 매출이 늘 수는 있겠지만 아직은 약사들이 주 영업 대상이기 때문에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국내 주요 제약사 매출 및 일반의약품 비중제약회사2007년 전체 매출(억 원)일반의약품 매출(억 원)일반의약품 매출 비중(%)동아제약6359201031.6한미약품50103006.0대웅제약4900122525.0유한양행482270014.5

녹십자43203708.6중외제약38503007.8제일약품30502427.9일동제약270067525.0한독약품26292007.6

LG생명과학256400종근당252050019.8광동제약250578031.1대웅제약과 일동제약은 추정치. 자료: 각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