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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 실적발표 줄줄이 대기… ‘긴장의 한주’

입력 | 2008-04-15 02:58:00


‘GE쇼크’ 후폭풍 코스피 33P 폭락… 아시아 증시 요동

이날 오전 9시 6분경 코스닥시장에서는 선물가격의 급락으로 사이드카(프로그램 거래의 매매 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것)가 발동됐다. 이날 사이드카는 올해 들어 1월 22일 이후 두 번째 발동된 것이다.

특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5.61%나 폭락했다.

이날 중국 증시에서는 GE 쇼크와 함께 중국 금융당국이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예금 및 대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추가 위안화 가치 절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도 밝혔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3.05% 하락했으며 대만 자취안지수도 0.18% 내렸다.

이번 주는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와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줄줄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세계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美 신용위기 또 부각될 우려”

이번 주 1분기(1∼3월) 실적을 발표할 미국의 주요 기업은 인텔(15일) JP모건체이스(16일) 메릴린치(17일) 씨티그룹(18일) 등. 미국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15일), 3월 소비자물가지수(16일) 등도 이번 주에 발표된다. 이런 각종 발표에 미국 증시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따라 한국 증시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주 증시가 추가 충격을 크게 받지 않는다면 앞으로 주가가 회복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증시가 다시 급락한다면 2분기(4∼6월) 내내 증시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전망은 다소 비관적이다. 유진투자증권과 어닝스닷컴에 따르면 인텔, JP모건체이스, 메릴린치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예상치는 4월 들어 하향 조정되고 있다. 또 미국 주요 경제지표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유진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이번 주 발표되는 기업 실적 및 각종 경제지표는 미국의 신용위기를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우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이달 초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보다 부진하게 나옴으로써 경기 침체 논쟁을 격화시켰다”며 “시장은 이번 주 발표되는 각종 지표를 통해 미국 경기 침체의 수준을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실물 침체” vs “바닥 확인” 전망 엇갈려

투자자들이 이번 주 나올 미국 기업들의 실적을 볼 때는 금융기업과 비(非)금융기업으로 나눠 평가할 필요가 있다.

금융기업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에 따른 신용위기로 이미 실적 부진이 예상돼 있었기 때문에 시장에 주는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제조업체 등 비금융기업의 실적이 부진하다면 신용위기가 실물경기로 확산된 것으로 해석돼 증시에 미치는 충격파가 커질 수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올해 1분기에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지만 제조업체들은 제품가격을 그만큼 올리지 못했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의 수익이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김승현 연구원도 “이번 주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증시의 추가 상승을 이끄는 동력이 되기보다는 단기적으로 증시 상승 속도를 조절하는 요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시장이 이를 ‘바닥’으로 해석한다면 증시가 서서히 회복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17, 18일 메릴린치와 씨티그룹의 실적을 지켜본 뒤 투자자들이 ‘이제 더는 나빠지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한다면 증시가 부진을 털고 차츰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중 미국 주요기업 1분기 실적 및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일정현지 시간 기준.날짜1분기 실적 발표 기업지표15일인텔, 존슨&존슨3월 생산자물가지수, 4월 뉴욕 제조업지수16일JP모건체이스, IBM, 이베이, 코카콜라 3월 소비자물가지수, 3월 산업생산지수, 3월 주택착공건수, 3월 주택건축허가건수17일메릴린치, 구글, 화이자주간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3월 경기선행지수18일씨티그룹, 와초비아-자료:SK증권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