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생산업자와 직거래
제품 우유함량 줄여 값유지
소스안에 콩기름 양 줄이기
1달러짜리 패스트푸드 개발
식품 재료값은 물론 연료비와 전기사용료 등이 계속 오르면서 세계 식품업계가 허리띠를 졸라 매며 다양한 ‘살길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 잡지는 우유 계란 옥수수 밀가루 등 거의 모든 재료값이 오르고 기름값과 전기사용료의 상승으로 유통비용도 늘었지만 식품업체들은 제품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택가격 폭락과 실업률 증가, 인플레이션 등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는 소비자 계층을 다양화해 공략하거나 제품 성분을 바꿔 가격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곤경을 헤쳐 나가고 있다.
세계 최대 식품회사 중 하나인 네슬레는 중간 유통망 없이 원재료 생산지와의 직거래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일부 제품의 우유 함유량을 줄여 가격을 유지했다. 네슬레는 또 지난해 경기 악화에 대비해 재료값이 급등하기 전에 미리 구입 계약을 맺어 위험을 피해 갔다.
그 결과 네슬레는 지난해 7%의 매출 성장을 이뤄 식품업계 평균(1.8%)을 크게 뛰어넘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미국 거대 식품회사인 크래프트는 지난해 샐러드와 샌드위치 등에 뿌려 먹는 소스 용기를 유리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꾸고 소스에 들어가는 값비싼 콩기름의 양을 줄였다. 콩기름을 줄임으로써 날씬한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선전하는 광고 효과도 거뒀다.
크래프트는 지난해 기존 제품보다 저렴한 냉동피자 제품을 선보여 전체 시장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이 잡지는 또 소비자들이 갈수록 저렴한 식당을 많이 찾고 있으며 이런 분위기 때문에 맥도널드의 지난해 매출이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2006년보다 늘어났다고 전했다. 맥도널드의 모든 메뉴는 10달러(약 9800원) 이하인 데다 최근에는 단돈 1달러짜리 메뉴도 선보였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모든 제품을 최대한 싼값에 공급한다는 철저한 원칙을 고수하며 불황을 이겨 나가고 있다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