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대통령 美-日 순방
한미 정상회담- 비핵개방 3000 구상-미래 동맹 논의
한일 정상회담- 셔틀외교 재개-부품투자 확대 요청
15일부터 시작되는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방일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간 순조롭지 못했던 전통적 동맹관계의 ‘치유’를 위한 본격적인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4일 기자회견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관해 “양 국민 간 신뢰를 재확인하고 공동 가치를 기초로 한 미래발전 방향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하고, 한일 정상회담에 관해서는 “역사를 직시하면서도 실용적 미래지향적 방향으로 양국 관계의 발전을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한 ‘비핵 개방 3000’ 구상을 설명하고 미측의 지지를 끌어낼 것이라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유 장관도 이날 회견에서 “6자회담을 통한 북한 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미 간 공조를 긴밀히 하는 방안이 협의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주한미군 재조정, 아프가니스탄 파병, 미사일방어(MD) 프로그램 및 핵확산방지구상(PSI) 참여 등 대(對)테러 국제연대와 유엔 등 다자외교 무대,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경제 안보 협력 강화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양국 의회의 조속한 비준동의안 처리에 협력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연내 가입 등 양국 간 실질협력 증진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인 한미동맹을 미래지향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포괄적 전략적 ‘한미미래동맹’ 구축도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2005년 6월 이후 중단된 ‘셔틀외교’ 재개에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셔틀외교는 한일 두 정상이 현안이 있을 때마다 당일이나 1박 2일의 짧은 일정으로 편하게 양국을 방문해 허심탄회하게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공조와 투자 확대 등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 방안, 특히 부품 소재 분야에서 일본의 대한(對韓) 투자 확대 방안 등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14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으로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박재완 정무수석비서관을 보내 순방 의미를 설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겐 이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한 데 이어 15일 류 실장과 박 수석비서관을 보낼 예정이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