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당선자들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왼쪽)가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례대표 1번 양정례 당선자에게 당선증과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박경모 기자
일부 당선자들 경력-공천 배경 논란 증폭
친박연대 양정례 학력 등 부풀린 의혹
창조한국 이한정 3건의 사기-공갈 전과
민주 정국교는 주가조작 혐의 검찰조사
18대 국회가 출범도 하기 전에 일부 비례대표 당선자의 경력과 공천 배경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력에 하자가 있다는 비판에서부터 과거 행적이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
또 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 인사를 비례대표로 영입해 결과적으로 ‘날림 공천’을 했다는 목소리도 높다.
▽경력-공천 배경 논란=31세로 18대 총선 최연소 당선자인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 양정례 씨는 학력과 경력을 부풀린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양 당선자가 밝힌 특별당비의 성격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친박연대 측은 당초 양 당선자를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의 여성회장으로 소개했지만 박사모 측은 “회원 가입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양 당선자는 14일 친박연대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사모 회원으로 일한 게 아니고 사조직에서 일하며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다”면서 “당의 실무자가 잘못 기재했다”고 말했다.
양 당선자는 “당에서 먼저 연락이 와 공천을 신청했고 당이 어려워 특별당비를 냈다”면서 “당이 최연소 여성(후보)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는 특별당비를 얼마나 냈는지는 공개하지 않은 채 “당의 회계 처리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 당선자는 또 대학원 원우 수첩에 ‘열린우리당 조직특보실 실행위원’이라고 직업을 적었지만 통합민주당 측은 “옛 열린우리당에 그런 직책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정치권에서는 양 당선자의 어머니가 민자당 중앙상무위원과 자민련 당무위원을 지냈으며 양 당선자가 거액의 특별당비를 내 공천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창조한국당의 경우 이한정 당선자의 경력이 도마에 올랐다. 3건의 사기 및 공갈 전과가 드러난 데다 학력도 모호하다는 것이다.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홍보물에는 이 당선자가 광주제일고 졸업으로 돼 있지만 그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광주제일고를 2학년까지만 다녔다고 말했다. 또 홍보물에는 최종 학력이 수원대 경영학 석사로 기재돼 있지만 선관위 후보등록 때는 중국 연변대 졸업으로 썼다.
이 당선자도 특별당비로 수천만 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민주당에서는 정국교 당선자가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정 당선자는 “주가조작 건은 이미 금융감독원에 소명이 된 사안”이라며 “주식으로 번 돈 중 수십억 원을 출연해 소외계층을 위한 재단을 세워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당선자를 포함한 민주당 비례대표들은 특별당비로 200만∼1억 원을 냈다.
▽곤혹스러운 각 정당=각 당은 비례대표 논란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이렇다할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비례대표 당선자들이 지도부와 가까운 경우가 많아 공식 해명을 내놓기가 껄끄럽기 때문이다.
친박연대는 공천 문제가 더는 커지지 않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서청원 대표는 14일 “양 씨는 지난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부터 박 전 대표를 도왔던 가족”이라며 “우리의 공천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고만 간략히 언급했다.
창조한국당도 공식 논평을 자제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이 당선자의 경력이 부합하는지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할 문제다. 하지만 이 당선자의 전과는 30년도 넘은 사안인 데다 2000년에 사면이 돼 당에서 몰랐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구체적인 정황 설명을 삼간 채 ‘야당 길들이기’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 영상취재: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