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교육청, 4점짜리 오류문제 빼고 채점
최고점수가 96점 그쳐… 말썽나자 부인 급급
“성적 나쁘니 공휴일에도 자율학습” 호들갑
지난달 6일 실시된 전국 중1 진단평가에서 울산 지역의 수학 평균 점수가 전국 최하위권으로 나타난 이유가 울산시교육청의 허술한 시험관리 및 채점 탓이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울산지역은 이 시험에서 수학을 뺀 과목들의 평균 점수는 다른 광역시와 비슷한 반면 유독 수학 점수만 3, 4점 낮은 79.28점으로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울산지부는 14일 울산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교육청이 일선 학교보다 못한 시험관리 능력으로 지역 교사들을 무능력 집단으로 전락시키고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며 시교육감의 사과를 요구했다.
전교조 등에 따르면 울산시교육청은 문제 출제를 맡은 서울시교육청이 수학 19번 문항의 오류를 발견한 뒤 각 시도교육청에 문제지를 수정해 인쇄하라고 연락했지만 이를 수정하지 않은 채 시험을 치렀다.
시교육청은 또 수학 과목을 채점하면서 오류 문항의 점수(4점)를 뺀 96점을 만점으로 개인성적과 지역 평균 점수를 산출해 공개했다. 이 점수는 96점 만점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100점 만점인 다른 지역보다 평균 점수가 3, 4점이나 낮을 수밖에 없었다.
시교육청은 다른 지역에 비해 학력이 낮다는 지적이 일자 심야 및 공휴일 수준별 자율학습 실시, 중학교 방과 후 학교 확대실시, 성적우수학교 포상금 지원 등의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채점 오류 등의 지적에 대해 “수학 평균 점수 79.28점은 이미 100점 만점 기준으로 변환을 한 점수”라고 거듭 부인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울산지역 교원단체와 일선학교 등이 이 해명을 납득할 수 없다며 자료 수집에 들어가자 시교육청은 환산 처리되지 않은 점수라고 시인했다.
시교육청은 “성적 처리를 맡은 전산업체에서 당연히 100점 만점으로 변환시켰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임자에게서 인수인계를 제대로 받지 못해 인쇄업자에게 의뢰한 문제지 수정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지 못했다”며 관리 감독상의 실수도 인정했다.
그러나 일선학교 교사들은 “처음 문제가 제기됐을 때 지역 학생들의 수학 총점을 응시 학생 수로 나눠보는 간단한 작업만 해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문제”라고 비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