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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가장 유력… 매케인도 캐릭터 강해 승산”

입력 | 2008-04-15 02:58:00


■ 美 최고 선거전략가가 보는 대선

“힐러리, 변화 원할때 경륜 강조한게 실책

희망 메시지 전한 오바마 광고 최고 수작”

“내년에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으로 일하게 될 사람은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일 가능성이 제일 높아요. 그렇지만 ‘존 매케인 대통령’ 가능성을 포기하기는 이릅니다. 그는 정치인으로서 놀라운 생명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미국 최고의 선거 전략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프랭크 런츠(46·사진) 씨가 최근 뉴욕에서 열린 한 미국 대선 설명회에서 밝힌 올해 대선 전망이다. 미국 주요 방송에 정치분석가로 출연하는 그는 2006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몰락을 가장 먼저 정확히 예견한 인물이다.

런츠 씨는 이 같은 전망 아래 오바마 후보의 ‘검은 돌풍’ 비결과 매케인 후보의 잠재력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렇다면 민주당 내에서 막강한 지분을 가지고 있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정치 신인 오바마 후보에게 뒤지는 이유는 뭘까.

“미국인들이 ‘변화’를 원할 때 ‘경륜’을 강조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어요. 2008년 미국 대선에서는 ‘워싱턴에서의 경험’이 오히려 불리합니다. 반면 오바마는 유권자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어요. 1992년 대선에서 빌 클린턴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그는 오바마 후보의 선거 캠페인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그의 광고는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깼어요. 기존 광고에선 후보자의 이름이 먼저 나오는데 오바마 후보의 광고엔 변화, 희망, 기회 등의 메시지가 먼저 나옵니다. 또 메시지에 공감하면서 고개를 끄덕거리는 미국인들의 모습이 들어가 있어요. 올해 최고의 정치 광고입니다.”

런츠 씨는 우선 매케인 후보의 최대 약점을 ‘나이’로 꼽았다. 그는 “매케인 후보가 젊고 에너지가 넘치는 오바마 후보 옆에 서 있다고 상상을 해보라”며 “미국인들은 젊음과 세대교체를 종교처럼 신봉하고 과거보다는 미래를 선호하는 문화가 뿌리 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매케인 후보에게 승산이 있다면 캐릭터(사람의 성격이나 기질)의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선거는 정책 대신 철저히 캐릭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선거예요. 매케인 후보는 미국 정치인으로선 드물게 순서가 ‘정치권→감옥’이 아닌 ‘감옥(베트남전쟁 포로생활)→정치권’의 길을 걸어온 인물일 겁니다.(웃음) 그만큼 그의 인생은 매력적이죠.”

런츠 씨는 공화당 측이 본선에서 오바마 후보에 대해 공격적인 네거티브 광고(비난광고)를 펼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네거티브 광고는 당연히 있겠지요. 그러나 과거 대선에서처럼 노골적인 폭로전을 통해 오바마를 침몰시키기는 어려워요. 왜냐하면 그가 흑인 후보이기 때문입니다. 오바마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는 ‘인종차별적’이라는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요. 어떤 측면에서 흑인인 점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는 “올해 민주당 전당대회는 기자들로선 반드시 직접 가야 할 정치 이벤트”라며 “아마도 앞으로 미국 역사에서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나에게는 꿈이 있다’는 연설을 했던 워싱턴 인권집회 만큼이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