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셋인 ‘괴물’ 나올수도
기존의 동물 복제 방식보다 훨씬 쉽고 효율적인 데다 부작용도 적은 새로운 복제 기술이 미국에서 개발돼 인간복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4일 보도했다.
미국 생명공학업체인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로지(ACT)는 최근 시험관에서 배양한 쥐의 배아세포에 피부세포를 집어넣어 생쥐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복제양 돌리처럼 난자의 핵을 체세포의 핵으로 바꿔 복제동물을 만드는 현재의 기술보다 단순하고 쉬워 인간복제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이용해 태어난 동물은 배아세포에 들어 있는 부모의 유전자와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의 피부세포 유전자까지 모두 물려받는 ‘유전자 괴물(genetic chimeras)’이 된다. 부모가 셋인 변형동물이 탄생하는 것.
ACT의 로버트 란자 박사는 “이제 몇 개의 피부세포만으로 누구나 자신의 유전자를 ‘2세’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면서도 “하지만 인간복제에 이 기술이 활용된다면 엄청나게 골치 아픈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이번 연구로 두 쌍의 염색체를 가진 정상 배아세포 대신 네 쌍의 염색체를 가진 배아세포에 피부세포를 집어넣으면 유전적으로 100% 일치하는 복제동물을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과학자들은 아직까지 이런 기술을 인간복제에 사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는 않으며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등을 치료하기 위한 줄기세포를 만드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을 인간복제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