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가능성 집중 내사
대한석탄공사가 M건설에 거액을 부당 지원한 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 이전에 검찰이 별도로 광범위한 내사를 벌였던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지난해 말 석탄공사가 M건설에 거액을 편법 지원한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관련자의 진술을 확보한 뒤 관련 의혹 전반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마치 공기업 비리의 대표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기업 한 곳에 거액을 지원한 배경에 반드시 뭔가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당시 M건설의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석탄공사에 대한 검찰의 전면적인 수사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한다. M건설은 지난해 12월 T사에 인수합병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달부터 감사원은 공기업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해 왔으며 지난달 26일 석탄공사 김원창(64) 사장 등 4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본보 3월 27일자 A2면 참조
석탄公, 부도업체에 1800억 ‘눈먼 투자’
감사원에 따르면 석탄공사는 지난해 4월 1차 부도가 난 M건설의 어음을 매입했다. 이어 같은 해 6∼11월에는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1100억 원이 필요하다는 허위 문서를 꾸며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법으로 M건설에 총 1800억 원을 부당 지원했다.
석탄공사는 감사원 조사에서 “유동자금 담당 본부장 등이 주도했고 사장은 추후 보고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자본 잠식 규모가 수천억 원에 이르는 석탄공사가 한 해 예산(약 3700억 원)의 절반 가까운 거액을 특정 기업체 1곳에만 8개월 동안 지원한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옛 여권의 실세 의원이 이번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일단 추가 내사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배당 부서를 지정해 석탄공사의 M건설 지원 배경과 M건설의 로비 가능성 등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