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는 광활한 땅과 풍부한 자원이 있습니다. 여기에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 북한의 노동력이 합쳐진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겁니다.”
바트바야르(사진) 몽골 동북아협회 회장이 5월 울란바토르에서 열리는 한-몽 평화경제 컨퍼런스 준비를 위해 방한했다. 13일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본보의 인터뷰에 응한 그는 동북아 지역의 협력을 통한 경제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몽골 국회의원과 재정부 장관을 역임한 바트바야르 회장은 차기 대통령 유력 후보로 꼽히는 정치인이다. 10년간 북한의 식량지원 사업에 참여했던 북한통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우라늄 값이 3배나 오르는 등 세계적으로 원자재와 곡물 값이 급등하고 있다”며 “몽골은 이런 추세를 기회로 삼아 한국과의 자원개발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만큼 몽골이 집중적으로 관계를 강화한 나라는 없다”며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해 알고자 하는 열망도 높다”고 소개했다. 한국어를 할 수 있는 몽골인이 10만 명에 이르고 ‘커피프린스 1호점’ 같은 최신 한국 드라마에 푹 빠진 주부들도 많다는 것. 한국 남자배우를 좋아하던 여고생 2명이 이 배우를 만날 수 없다는 데 절망해 자살했다는 풍문까지 돌 정도라고 그는 전했다.
5월 컨퍼런스에서는 특히 북한의 노동력 활용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인구가 270만 명밖에 되지 않는 몽골은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지난해 북한과 인력활용 협정을 맺었다. 한국이 몽골의 농업 개발에 투자하면 3개국이 공동으로 사업에 참여하게 되는 셈이다.
바트바야르 회장은 최근 강경해진 북한의 대남 태도에 대해 “북한은 자존심이 세지만 세계적으로 무시당해 어쩔 줄 몰라 하는 ‘총 맞은 사자’와 같다”며 “남북한 양쪽과 긴밀한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몽골이 동북아 평화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