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각종 사건 사고를 보면서 종교인의 책임을 통감합니다. 물질에만 이끌려 인간 정신이 쇠락하는 세태를 극복하기 위해 정신개벽 운동에 전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깨끗한 생수가 한 곳에서만 솟아나도 그 우물이나 저수지는 맑아질 수 있습니다. 우리 원불교가 그 생수 구멍이 되겠습니다.”
불교로 치면 조계종 총무원장 격인 원불교의 이성택(65·사진) 교정원장. 14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의 원불교 은덕문화원에서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4월 28일)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면서 시종 ‘정신개벽’을 강조했다.
대각개교절은 1916년 원불교의 교조(敎祖)인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우주의 진리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날. 원불교의 최대 경축일이자 원불교가 개교한 날이기도 하다.
이 교정원장은 “불교나 기독교와 같은 전통 종교는 성자의 탄생일을 최고 경축일로 정해놓았지만 원불교는 성자가 깨달음을 얻은 날은 경축일로 정했다”면서 “이것이 전통 종교와 우리 신생 종교의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태산 대종사가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이 시대에도 정신적인 깨달음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신개벽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물질과 사람의 선용(善用).
“물질에 끌려 다니면서 오용 남용하지 말고 그 용도와 존재 가치에 맞게 사용해야 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죠. 사람의 장점과 능력을 발휘하게 해야 합니다.”
원불교는 대각개교절을 맞아 26, 27일 전북 익산시 중앙체육공원에서 ‘아하! 페스티벌’을 연다. 페스티벌 제목에 대한 그의 설명.
“소태산 대종사가 깨달음을 얻었을 때 ‘아하!’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을까요. 바로 그겁니다. 정신적 깨달음, 정신개벽 말이죠.”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