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시 금흥동 공주교도소(소장 강영길)가 11일로 개소 100년을 맞았다.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운동가와 의병, 애국지사를 가둬야 하는 아픔과 수모를 겪었고, 수백 명의 좌익사범을 수용하던 6·25전쟁 중에는 북한군의 1급 공격 목표가 되기도 했던 공주교도소.
격동기 한국 현대사의 애환을 담고 있는 이곳에는 요즘도 애국지사였던 할아버지, 아버지의 수감시절 행적을 묻는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교도소 측은 안타깝게도 아무런 자료도 제공할 수 없다.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모든 교정 사료가 불에 타 없어졌기 때문이다.
공주교도소는 1908년 4월 11일 공주시 교동 3번지에 ‘공주감옥’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뒤 1923년에 ‘공주형무소’로 이름을 바꿨다. 1961년에는 다시 ‘공주교도소’로 이름을 바꾸면서 이제는 수감인의 새 출발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기능경기대회 가구 부문에서 금상 1명, 은상 1명, 동상 2명, 장려상 3명의 수상자를 냈다. 기능장 1명, 기사 3명, 산업기사 189명 등 기술자격증 소지자도 배출했다. 초중고교 검정고시 합격자 236명과 독학 학사학위 취득자 9명도 탄생시켰다.
교도소 측은 11일 뜻 깊은 100주년 기념식을 조촐하게 치렀다.
공주교도소 관계자는 “교정기관은 사회에 방치해서는 안 될 사람을 격리 수용하는 곳이지만 단순히 수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교화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대사의 아픔이 적지 않고 아직도 ‘감옥’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적지 않아 행사를 당초 계획보다 훨씬 축소했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