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통 의료기관이라도
경쟁력 없으면 미래도 없어
원스톱 진료 시스템 갖출 것”
“경북대병원이 100년의 전통을 자랑하지만 화려했던 명성에 비해 최첨단 의료기관이 갖춰야 할 장비와 시설은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죠. 그러나 오랜 세월 구축한 인프라스트럭처와 잠재력을 적극 활용해 다가오는 100년을 맞이하려 합니다.”
최근 취임한 조영래(56·경북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사진) 경북대병원장은 14일 “우리 병원이 지역을 대표하는 의료기관이기는 하나 강한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앞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며 “임기 중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 암-노인질환 진료와 동시에 치료까지
조 원장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건립 중인 ‘제2경북대병원’의 성공적인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곳에 조성되는 암센터와 암전문병원, 노인보건의료센터 등의 의료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북대병원은 대구시와 함께 북구 학정동 칠곡분원(제2경북대병원)에 대구경북노인보건의료센터(지상 9층, 지하 2층, 150병상)와 암센터(지상 4층, 지하 1층) 등을 짓고 있다.
지난해 3월 착공된 이 병원은 내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경북대병원은 이곳에 암 환자, 노인성 질환자 등이 진료와 동시에 수술이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최첨단 ‘원스톱 진료시스템’ 등을 갖출 방침이다.
제35대 경북대병원장인 그는 특히 “독보적인 모발이식술로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인 김정철 교수 같은 ‘스타의사’ 발굴과 육성에도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곧 다가올 국내 의료시장 개방에 대비해야 합니다. 지방 의료기관도 외국 유명 의료기관과의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이들 병원에 맞서기 위해서는 특화된 진료시스템을 갖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죠. 경북대병원이 최근 3차원 입체영상, 최첨단 로봇수술장비를 갖춘 ‘로봇수술센터’를 개설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는 지역 환자들이 서울 등 수도권의 대형 병원을 찾아가는 것과 관련해 “경북대병원의 산부인과, 대장항문, 비뇨기과, 흉부외과 분야 진료 및 수술은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수도권 병원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주민들이 구태여 수도권 의료기관을 찾아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환자들을 대하는 직원들의 태도 등 서비스 수준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임기 중 전 직원을 대상으로 친절교육을 강화하는 등 서비스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여 주민들이 마음 놓고 경북대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직원 서비스교육-응급실 확대 추진
이와 함께 응급실 이용 환자들이 오랫동안 기다리는 등 불편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병원의 병상 수를 100여 개 늘리고 응급실 의료진을 보강해 응급환자들이 신속하게 치료를 받고 입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안동 출신인 그는 경북고,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이 대학 의대 산부인과 교수로 부임해 기획조정실장과 대구경북지역암센터 소장 등을 거쳤으며 미국 웨인주립대 암센터 등에서 연수과정을 이수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