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5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지상파 DMB 단말기는 모두 723만 9000대에 달한다. 2005년 12만대 정도에 불과했던 것이 약 2년 동안 60배 이상이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PMP(동영상·음악 등 휴대용 재생기), DMB(이동통신·방송이 결합된 방송서비스), 휴대용 게임기 등 휴대용 디지털 기기들이 인기를 끌면서 고정된 자세로 오랫동안 고개를 숙이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목 관절 건강에 ‘경고등’이 켜졌다.
회사원 정유미(28세) 씨는 매일 출퇴근 길에 PMP를 이용해 영화를 보고 영어 강의도 들으면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다. 하지만 어느새 목이 잘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뻣뻣해지고 어깨가 결리는 증상이 생겼으며 최근에는 허리에 통증까지 발생했다. 병원을 찾은 결과 목 뒷부분의 근육이 많이 늘어나 있었고, 조금 더 방치했으면 목 디스크로 발전했을 수도 있었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다.
신촌연세병원 배중한 소장은 “많은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이동 중에 과도하게 고개를 숙이는 등 잘못된 자세로 휴대용 전자기기를 이용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어깨와 허리에 통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목 디스크 또는 허리 디스크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목뼈의 정상적인 모습은 측면에서 봤을 때 앞으로 볼록한 C자 형태다. 하지만 휴대용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것처럼 고개를 숙이는 자세를 하면 목 뒷부분의 근육이 과도하게 늘어난다.
또 목뼈 C자 곡선의 왼쪽, 오른쪽이 뒤바뀐 모양이 되면서 많은 하중과 스트레스가 목뼈에 가해진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빠져 나와 신경을 누르는 목 디스크로 악화된다.
▲ 목 디스크란?
목뼈는 머리와 몸 사이를 잇는 7개의 뼈로 이뤄져 있으며 하나의 뼈는 허리뼈의 크기보다 절반 정도가 작다. 또 목뼈 안에는 허리뼈와 마찬가지로 충격을 흡수해주는 디스크가 있으며 그 크기 또한 허리 디스크보다 작다. 목뼈와 목뼈 디스크, 그 주위에 있는 근육이나 인대 등은 허리에 비해 훨씬 약하지만 오히려 허리보다 움직임이 많아 충격을 받기 쉽다.
목뼈 속에 있는 디스크는 목뼈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쿠션과 같은 연골 조직이다. 목 디스크는 목뼈에 무리한 하중이 가해지면서 그 압력으로 인해 디스크가 빠져 나와 주변의 신경을 압박하는 증상을 말한다.
목 디스크는 주로 잘못된 자세나 교통사고 등 외부충격으로 목뼈에 무리한 하중이 가해질 경우 발생한다.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통증 때문에 목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아 불편함을 느끼고 디스크가 누르는 신경에 따라 팔, 손가락 등이 저리다. 어깨가 아프고 팔에 힘이 없어 물건을 제대로 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 하체에 마비가 생기기도 한다.
▲ 목 디스크의 치료
목 디스크 검사는 X-Ray, MRI(자기공명영상촬영), 적외선 체열 검사 등을 이용한다.
치료는 약물치료, 보조기,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하게 된다. 비수술적 방법 중 체외충격파를 이용한 방법도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 체외충격파치료는 몸 속을 투과하는 성질을 가진 충격파를 몸 밖에서 발생시켜 외과적인 시술 없이 몸 속으로 전달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약 10분 정도의 시술로도 빠른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은 경우, 신경을 누르는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 큰 디스크가 빠져 나와 중추신경인 척수를 압박하고 있는 경우 등에는 수술적인 방법이 이용된다.
수술적인 방법으로는 내시경을 이용해 불편한 부위의 상태를 보면서 레이저로 디스크를 제거하는 내시경 레이저 수술과 빠져 나온 디스크를 인공적인 디스크로 대체해주는 인공디스크 치환수술 등이 있다.
내시경 레이저 수술은 국소마취를 하고 5mmm 정도 절개한 후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넣어 몸 속의 상태를 직접 보면서 레이저로 튀어나온 디스크를 잘라내는 방법이다. 수술시간이 30분 내외로 비교적 짧으며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수술이 조심스러운 고혈압, 당뇨병 환자들도 시술 받을 수 있다.
인공디스크 치환수술은 피부를 약 3cm 절개해 손상된 디스크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정상 디스크와 유사한 인공 디스크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수술 절개 부위가 작아 흉터 걱정이 적으며 목 움직임이 수술 전 정상 범위와 똑같이 유지된다.
목은 척수가 지나가고 있어 매우 중요한 부위일 뿐만 아니라 한번 망가지면 하체가 마비되는 치명적인 위험이 따를 수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예방하고 치료 역시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배중한 소장은 “목 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목을 숙이는 자세를 오랜 시간 유지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고개를 숙이고 휴대용 기기를 이용할 때는 30분~1시간 마다 목을 뒤로 젖혀줘 목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