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곧 ‘하이브리드카’의 본격 경쟁이 시작된다.
한국토요타자동차가 내년부터 대중 브랜드인 도요타 ‘프리우스’와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을 국내에 판매할 계획을 최근 밝히면서 고유가(高油價)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합세했다.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내년부터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카’를 대량생산하기로 결정한 것.
도요타와 혼다는 2010년까지 하이브리드카 생산량을 각각 60만, 5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세계적인 하이브리드카 판매량도 2006년 39만 대, 2007년 52만 대로 급증했다. 올해는 75만 대가 팔릴 것으로 보인다. 도데체 ‘하이브리드’가 무엇이기에. 대표적인 궁금증 5가지를 정리해 본다.
[1] 작동원리가 정확히 뭔가
하이브리드카는 휘발유나 액화석유가스(LPG), 디젤 등을 사용하는 내연기관과 배터리로 작동되는 전기모터가 혼합되어 구동된다. 모든 하이브리드카는 정지하면 저절로 시동이 꺼진다. 그러나 종류에 따라 출발할 때는 조금 다르다. 소프트타입은 출발과 동시에 시동이 켜지고 모터는 운행 중 보조동력 역할만 담당한다. 하드타입은 서서히 출발하면 엔진이 돌지 않고 전기모터의 힘으로만 일정거리를 움직일 수 있다. 그러다가 배터리가 떨어지면 운행 중 시동이 걸린다.
하이브리드카의 배터리는 일반 차량과 달리 차가 감속될 때 바퀴에 연결된 모터가 작동돼 충전이 이뤄진다. 운전방법은 일반 차량과 다르지 않다.
[2] 정작 주변에서 구경하긴 어렵다.
미국과 일본에는 1997년부터 하이브리드카가 선보였지만 한국에는 2006년 9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렉서스 ‘RX400h’가 처음 판매됐다. 현재 국내 시판 중인 차도 지난해 출시된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와 렉서스의 ‘LS600hL’ 등 3개 모델이 고작이다. 올해 3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RX400h 216대, 시빅 231대, LS600hL은 116대에 불과하다. 내년에 프리우스와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되면 시장은 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의식이 강한 오피니언 리더, 도심 운행이 많은 수도권 지역의 개인 사업가, ‘얼리 어답터’(early adapter)들이 주 수요층이 될 것으로 보인다.
[3] 공인연비만 보면 가솔린차보다 2배 이상 높은 차도 있던데.
“실제로 몰아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측정기준이 달라 일본의 공인연료소비효율은 한국에 비해 기본적으로 실제보다 20% 정도 높게 설정돼 있는 데다 고속주행을 하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시빅은 L당 23.2km를 연비로 내세우지만 국내에서 실제 주행 결과 14∼18km 정도로 나왔다. 프리우스도 ‘L당 35km’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연비는 20km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휘발유 차에 비해서는 우수하지만 하이브리드카가 동급 휘발유 차에 비해 20∼30%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적인 면만을 놓고 볼 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않다.
[4] 배터리 교환비용은 없나
지난달 방한했던 우라니시 도쿠이치 도요타자동차 부사장은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1997년 첫 출시된 1세대 하이브리드카 배터리의 수명은 8∼10년이 한계였지만 2000년대부터는 기술 진화를 이뤄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렸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다만 아직은 실제로 10년이 지난 하이브리드카를 보기 힘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배터리 성능이 저하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지금까지 사용기간에 따라 성능이 감소하지 않는 배터리는 발명된 적이 없다.
[5] 하이브리드 차량을 몰면 어떤 혜택이 있나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의 혜택이 있다. 국내에 출시된 하이브리드카는 ‘2종 저공해자동차’ 인증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서울 남산 1, 3호 터널 등을 지날 때 혼잡통행료(2000원)가 면제된다. 또 수도권의 공영 주차장 이용료도 50% 감면 혜택이 있다. 아무래도 가솔린차에 비해서는 기름값이 절약되는데, 일반적으로 5년 이상 장기적으로 몰 계획이 있다면 동급에 비해 다소 비싼 차 값을 고려하더라도 ‘본전’을 뽑을 가능성이 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