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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이슈 점검/‘개점휴업’ 인천 북항 목재부두

입력 | 2008-04-16 07:07:00


“운송비가 더 들어가는 부두를 무엇 때문에 이용합니까?”

정부가 1월 480억 원을 들여 조성한 인천 북항 목재부두가 화주(貨主)인 목재업체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수입 원목을 가공하는 대형 목재업체가 내항 주변에 몰려 있어 도로상 7km 떨어진 북항보다 육상 운송비가 덜 드는 내항의 목재부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15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북항 목재부두를 개장한 뒤 수입된 목재를 하역하기 위해 입항한 선박은 올해 들어 17척(5만5000t)에 불과하다.

정부는 북항 목재부두를 개장하면 그동안 주로 내항 목재부두에서 하역하던 수입 원목의 상당량이 북항으로 옮겨 갈 것으로 예상했다.

북항 목재부두는 내항에 비해 넓은 야적장이 있는 데다 갑문을 거치지 않고 배가 들어오기 때문에 시간이 절약되고, 24시간 접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목재 하역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분진이 줄어 내항의 대기환경이 개선되고, 주민들의 민원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수입 원목은 여전히 내항에서 대부분 하역되고 있다.

지난해 내항을 통해 하역된 원목 200t 가운데 70%(140t)는 북항보다 내항에서 가까운 월미도(100t) 주변과 남동공단(40t)에 몰려 있는 목재업체들이 수입한 물량이었다.

북항과 가까운 서구 지역의 목재업체도 30%인 60t을 수입했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 역시 내항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목을 실은 배가 어느 항구에 입항할 것인지는 그 배에 가장 많은 원목을 실은 화주의 결정에 따르는데 주요 화주인 월미도와 남동공단 주변 목재업체가 내항에 배를 입항시키고 있다.

월미도 주변 목재업체가 내항을 이용하면 부두에서 공장까지 육상 운송비가 원목 1m³당 2716원 정도가 든다.

그러나 북항을 이용하면 운송거리가 늘어나 1m³당 4941원으로 운송비가 82%가량 더 비싸다.

이 때문에 정부와 인천항만공사는 북항을 이용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활성화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운송비를 아끼려는 목재업체의 계산 때문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가는 북항 목재부두의 개장휴업 상태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서구 지역의 목재업체들이 별도의 배로 원목을 수입해 북항 목재부두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