城(성)은 도시를 둘러싼 큰 담장인데, 바깥쪽의 外城(외성)은 따로 郭(곽)이라고 한다. 城郭(성곽)은 바로 내성과 외성을 가리키며 성읍을 통칭한다. 城隍(성황)은 성을 지키는 수호신 또는 부락의 수호신을 가리킨다. 우리의 城隍堂(성황당)은 마을 어귀나 고갯마루에 원추형으로 쌓아놓은 돌무더기를 가리킨다. 門(문)은 두 개의 문짝을 닫아놓은 모양이다.
失(실)은 失望(실망)처럼 잃다의 뜻, 失機(실기)처럼 놓치다의 뜻, 失禮(실례)처럼 어기거나 벗어나다의 뜻이 있다. 失手(실수)처럼 잘못하거나 그르치다의 뜻도 있다. 失火(실화)는 잘못하여 불을 냄을 뜻하고, 失政(실정)은 정치를 그르침을 뜻한다.
殃(앙)은 災殃(재앙)을 뜻한다. 해치다 또는 괴롭히다의 뜻으로도 쓰이니, 殃民(앙민)은 백성을 해침을 뜻한다. 이 글자의 부수인 (대,알)(알)은 알(알)과 같은 글자로 살을 발라내고 남은 뼈의 모양을 나타낸 것이다. 이 부수에 속한 글자들의 의미를 예측할 수 있다.
及(급)은 손으로 사람을 잡는 것을 표시한 글자이다. 공간적이나 시간적으로 또는 수준이나 정도에서 미치다 또는 이르다의 뜻이다. 池魚(지어)는 못에 사는 물고기이다. 일설에는 성문 옆에 살던 池仲魚(지중어)라는 사람이라고도 하나, 그러면 이 구절의 맛이 사라진다.
성문에 불이나면 그 불을 끄기 위해 못의 물을 퍼다 쓰고, 그러면 못 안의 물고기가 예기치 못한 재앙을 당하게 된다. 이 구절은 까닭 없이 연루되어 화를 당하는 것을 비유한 말로 줄여서 殃及池魚(앙급지어)라고도 한다. 물고기와 달리 예측하고 대비하여 엉뚱한 불운을 피하라는 가르침이리라. 北齊(북제) 杜弼(두필)의 ‘爲東魏檄梁文(위동위격양문)’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