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줘∼유(애 줘요).”
15일 한화와 우리의 경기가 열린 청주구장. 3루 외야석에 파울볼이 떨어지자 한 남성이 냅다 공을 잡아챘다. 주위에 있는 관중은 “애∼줘∼유”를 외쳤다. 머쓱해진 남성은 바로 주위에 있던 어린아이에게 공을 건넸다. 관중은 박수로 화답했다.
장소와 사투리만 다를 뿐 어디서 많이 보던 풍경이다. 부산 사직구장의 “아 주라(애 줘라)”의 충청도 버전.
올 시즌 12경기가 열리는 한화의 제2구장인 청주구장은 ‘작은 사직구장’ 같았다.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청주 야구팬들이 긴 줄을 이뤘다. 경기 중 파도타기 응원이 4, 5차례 나왔다. 공이 높이 뜰 때마다 관중이 일제히 일어나는 이색적인 모습도 보였다.
신문지 응원만 없다뿐이지 사직의 뜨거운 분위기를 고스란히 옮겨온 듯했다.
청주는 세광고, 청주기공 등 고교야구 명문이 많지만 별다른 프로 스포츠가 없는 곳. 지난해 경기당 평균 입장객 7000여 명을 기록하며 청주 시민들은 한화와 야구에 애정을 보였다.
이런 호응에 한화도 힘을 냈다. 한화는 2005년 8승 1무 2패를 비롯해 3년간 5할 이상의 승률을 청주구장에서 기록했다. 이날도 홈런 2방을 쏘며 관중에게 시원한 승리를 안겼다.
한화 이범호는 경기가 끝난 뒤 “왠지 청주에만 오면 마음이 편하다”며 청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청주=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