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빛으로 잠 깨우는 기구 원리는?
새벽마다 자명종 소리가 너무 괴롭던 차에 빛으로 잠을 깨운다는 조명기구를 인터넷 쇼핑몰에서 봤어요. 자명종 대신 빛을 이용해 잠을 깨우면 어떤 점이 좋나요?
【A】 빛의 양 점점 늘려 코르티솔 분비 유도
빛은 수면 호르몬과 관련이 많습니다. 잠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빛이 거의 없는 어두운 곳에 있을 때 분비됩니다. 어두운 곳에서 잠을 자다 새벽에 빛이 비치면 뇌의 시상하부가 이를 인식하고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합니다. 그 뒤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서서히 체온이 올라가 잠에서 깨죠.
빛을 이용한 잠 깨우는 기구는 이런 신체반응을 이용한 거예요. 즉 잠에서 깨기 원하는 시간에 마치 동이 틀 때처럼 햇빛이 서서히 밝아지는 현상을 모방해 자연스럽게 잠에서 깨우는 거죠. 이를 가리켜 ‘새벽 시뮬레이션’이라고 합니다.
‘새벽 시뮬레이션’이라는 용어는 프랑스의 인지신경학자 다비드 세르방 슈레베르 박사가 2004년에 출간한 ‘치유’라는 책에 등장합니다. 지난해 12월 울산대 의대 김창윤 교수팀은 ‘수면위상자연증후군(DSPS)’을 새벽 시뮬레이션 원리를 이용해 치료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신경정신의학회지에 발표했어요. DSPS로 판명된 12명의 고교생에게 새벽 시뮬레이션을 적용한 결과 잠에서 깨어날 때의 졸림 현상과 낮 동안의 피로 증세가 개선됐다고 해요.
이 실험에서는 국내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생산된 ‘닥터라이트’라는 제품이 사용됐습니다. 30cm 높이의 스탠드 조명으로 기상시간 45분 전부터 한 단계씩 천천히 빛이 밝아져요. 유럽에서는 필립스의 ‘웨이크업 라이트’라는 제품이 소개돼 있습니다.
(도움말: 신홍범 코모키수면센터 원장, 정석훈 울산대 의대 교수)